UNIST "버려진 페트병으로 생수병 원료 얻고 수소도 생산"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버려진 페트병을 고품질 페트병 원료로 되돌리고 수소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교수와 오태훈 교수팀은 저온에서 페트(PET)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분해하고 청정 수소나 전기를 생산하는 다기능성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페트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를 잘게 부순 뒤 녹이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 방식으론 투명 페트병 원료를 만들어낼 수 없어 결국 한 단계 품질이 낮은 섬유나 충전재로 쓰인 뒤 수명을 다하게 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100℃에서 이뤄지며 분리정제도 간단하다. 분쇄 페트병을 물, 용매(DMSO), 폴리옥소메탈레이트 촉매와 섞어 가열하는 방식이다.
이 촉매가 페트 플라스틱을 고체 형태의 테레프탈산과 액체 형태의 에틸렌글리콜로 분해한다. 여과기 필터로 에틸렌글리콜을 걸러내면 고품질 페트병 원료인 테레프탈산만 남길 수 있다.
이 공정은 고부가가치 포름산도 함께 생산되며, 사용된 촉매를 수소나 전력 생산에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촉매가 페트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전자를 저장하는 '건전지' 기능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틸렌글리콜이 촉매와 반응해 포름산으로 바뀌고, 이때 촉매가 에틸렌글리콜에서 전자를 추출해 저장하는 원리다.
전자를 품은 촉매를 수소 생산 장치로 보내면 일반적인 물 전기분해보다 낮은 전압에서 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레독스 연료전지의 연료로 활용하면 저장된 전자를 뽑아내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실험에서도 물 전기 분해 전압보다 최대 25% 낮은 전압에서 수소를 만들어냈으며, 연료전지는 전극 1cm²당 12.5 밀리와트(mW)의 전력을 생산했다.
경제성 평가 결과, 이 기술은 기존 화학 분해 재활용 기술과 비교해 최대 46% 저렴한 수준이며 원유에서 뽑아낸 테레프탈산 원료의 시장 가격과 비교해도 더 낮다.
류정기 교수는 "플라스틱 순환 경제를 구축하고 친환경 수소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및 UNIST 하이드로 스튜디오(hydro*studio) 이노코어(InnoCORE) 사업, 교육부와 울산광역시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국제 학술지인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의 2026년 8호 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syk00012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