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었네, 고마워요"…음식 무료 '그냥드림' 위기가구도 찾아낸다

첫 방문 시 조건없이 먹거리 증정, 두번 째 방문 땐 복지 상담

12일 울산 남구 그냥드림센터에서 이대동 센터장이 먹거리를 나눠주고 있다.2026.2.16/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음식 받으려고 1시간 전부터 줄 서고 있었지."

최근 취약계층의 기본 먹거리 보장을 위해 운영되는 '그냥드림' 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된 가운데 울산에서도 지원을 받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끼니 해결이 어려운 이들에게 조건 없이 음식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숨은 위기가구'를 찾아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1시 30분께 울산 남구 '그냥드림센터(나눔푸드마켓)'. 식품 배부 시작까지 30분이 남았지만, 센터 앞엔 이미 12명이 줄 서 있었다. 대기자 대부분은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노인들이었다.

10번째로 도착한 기초생활수급자 A 씨(87·여)는 "친구가 일찍 안 가면 물건이 없다고 해서 12시 30분부터 와서 기다렸다"며 "나라에서 무료로 음식을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오후 2시가 되자 대기 인원은 27명으로 늘어났다. 센터 관계자가 준비된 수량에 맞춰 선착순 20명에게 번호표를 배부했다. 번호표를 받지 못한 7명은 "멀리서 왔는데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니냐" "감질나게 고작 20명만 주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센터 관계자는 "준비된 수량이 20개밖에 없어 죄송하다"며 "다음에 오시면 먼저 챙겨드리겠다"고 답했다.

번호표를 받은 이들은 센터 안으로 의자에 앉아 개인정보 동의서를 작성했다. 이는 중복 수령을 막기 위함이다.

12일 시민들이 먹거리를 받기 위해 울산 남구 그냥드림센터에서 앞에서 줄 서 있다.2026.2.16/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이날 제공된 꾸러미엔 햇반 4개, 라면 5봉지, 미역국, 곰탕, 참치캔 4개, 조미김 9봉지 등 당장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들이 담겨 있었다.

나눔푸드마켓에 따르면 '그냥드림' 사업에선 소득 기준과 상관없이 도움이 필요한 누구나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3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첫 방문엔 간단한 인적 사항만 적으면 되지만, 두 번째 방문부터는 상담을 통해 생계·건강·주거 상황을 확인한다. 세 번째 방문엔 읍·면·동 복지팀과 연계해 긴급 복지 등을 검토한다.

이날 방문한 센터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일까지 414명이 다녀갔고, 이 가운데 60명이 재방문했다.

이대동 센터장은 "입소문을 타면서 생계가 어렵지만 기존 제도의 지원을 받지 못하던 분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새로운 취약 계층을 발굴해 삶의 희망을 드리는 데 의의가 있다. 오시는 분들께도 주위에 꼭 알려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광역푸드뱅크에 따르면 현재 울산 내 운영 기관은 남구(나눔푸드마켓)와 중구(중구푸드뱅크) 2곳이다. 중구민은 중구푸드뱅크(화·목 오전 9시, 선착순 25명)를, 그 외 구·군 주민은 남구의 나눔푸드마켓(화·목 오후 2시, 선착순 20명)을 이용할 수 있다. 오는 5월부턴 울주군에도 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