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노동자→근로자' 조례 변경 논란
노동계·정치권 "노동 가치 폄하" 반발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시의회가 현행 조례에 명시된 '노동자' 용어를 '근로자'로 바꾸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자 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시의회에 따르면 '노동자' 용어 정비를 골자로 하는 시교육청 조례 개정안 4개가 일괄 상정돼 지난달 30일 시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권순용 시의원은 "상위법에서 정의한 '근로자' 용어를 조례에서도 통일해 현장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지역 노동계에선 "'노동' 개념이 가진 사회적 가치를 폄하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제7대 시의회에선 노동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로 조례 개정을 통해 기존 '근로' 용어를 '노동'으로 변경했다. 이에 '울산시 근로자종합복지회관'도 '울산시 노동자종합복지회관'으로 명칭을 바꿨다.
게다가 최근 정부는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근로감독관'을 '노동감독관'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조례상 '노동' 용어를 다시 '근로'로 바꾸는 건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 또한 "최근 법률 개정 흐름을 감안할 때 '노동' 용어를 유지하는 방안이 이미 이뤄진 조례 개정 취지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검토 의견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시의회에서 회견을 열어 "이번 조례 개정은 사회적 합의를 부정하는 행위이자 일제 시대에나 걸맞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왜곡된 인식을 보여준다"며 "조례를 통과시킨 교육위원들은 사과하고 본회의에서 부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근로'가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수동적 존재를 의미한다면 '노동'은 정당한 대가를 인정받고자 하는 능동적 존재로서의 뜻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울산 동구가 지역구인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상위법에 '근로' 표현이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조례에서 '노동'을 삭제해야 할 근거는 없다"며 "국민의힘 울산시의회는 시대 역행적 조례 개악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소속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도 SNS에 올린 글에서 "근로자에서 노동자로의 변경은 모든 일하는 사람을 주체적인 노동자로 인정하는 시작"이라며 "노동의 가치 존중에 역행하는 조례 철회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해당 조례 개정안은 오는 6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현재 시의회는 전체 22석 가운데 20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어 지역 노동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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