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무료' 울산 버스에 어르신 승객 북적

"부담 없이 다닐 수 있어 좋다" 호평 속 안전사고 우려도 커져

2일 오전 9시께 울산 남구 신정3동행정복지센터 앞 버스정류장에서 노인 3명이 마을버스 남구 05에 오르고 있다.2026.2.2/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삑, 고맙습니다."

울산시가 이달부터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대상을 기존 7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버스 이용 노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현장에선 '노인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2일 오전 9시께 울산 남구 신정3동행정복지센터 앞 버스정류장. 마을버스 '남구05'에 오른 김모 씨(72)가 카드리더기에 '어르신 교통카드'를 갖다 대자, 평소 들리던 '감사합니다' 대신 '고맙습니다'는 음성과 함께 화면에 '월 이용 3회'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 씨는 "남구보건소에 가는 길"이라며 "거의 매일 버스를 타는데, 무료 탑승 대상이 75세에서 70세로 낮춰져 요금 부담이 확실히 덜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김 씨가 오른 남구05 버스는 만석이었다. 20여 명의 승객 중 청소년으로 보이는 2명을 제외하곤 모두 노인들이었다. 정류장에 설 때마다 차 안에선 "고맙습니다"는 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남구 신정시장 정류장 풍경도 비슷했다. 이곳에서 734번 시내버스에 탑승한 최영수 씨(77·여)는 "태화시장에 가는 길"이라며 "평소 마실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버스 요금이 무료니 부담 없이 다닐 수 있어 아주 좋다"고 말했다.

2일 오전 10시께 울산 남구 신정시장 버스정류장에서 노인 3명이 시내버스 734번에 오르고 있다.2026.2.2/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그러나 무료 탑승 제도가 확대되면서 운전대를 잡은 버스 기사들 고충은 깊어지고 있다. 고령 승객이 급증하면서 차내 안전사고 위험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버스 기사 A 씨는 "지난해 75세 이상 무료화가 시행된 이후 노인 승객이 늘어 사측에서 안전 교육을 수시로 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정차하기 전 자리에서 일어나는 습관이다. 노인을 포함해 거의 모든 승객이 차가 멈추기 전에 일어선다"고 우려했다.

A 씨는 "어르신들은 버스에서 넘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신경 쓰인다"며 "최근 동료 기사가 승객에게 '버스가 멈추면 일어나라'고 안내했다가 오히려 불친절하다는 민원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빡빡한 배차 간격도 버스기사들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A 씨는 "도착 시간을 맞추려면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는데, 안전을 위해 여유를 두다 보면 배차 시간이 늦어지기 일쑤라 어쩔 수 없이 승객이 앉기도 전에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버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무료화 이후 노인 탑승객이 확실히 증가했다"며 "기사가 운행 시간에 쫓겨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노인 승객의 부상 사고가 발생할까 봐 현장의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주기적으로 버스 기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지난 1일부터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대상을 확대하면서 그 수혜 대상자는 기존 약 6만 6000명에서 11만 9000명으로 5만 3000여 명이 늘어났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신규 대상자인 70~74세 노인 중 2만 6536명(49.8%)이 '어르신 교통카드'를 발급받았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