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무너진 울산 태화강 억새밭…'일정 간격' 화재에 시민들 의문
소방·경찰, CCTV 등 확보해 원인 합동 조사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의 대표적인 나들이 명소인 태화강 억새군락지가 전날 덮친 화마에 잿더미가 되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움이 전해지고 있다.
25일 오후 12시께 울산 북구 명촌교에서 내려다 본 억새밭의 모습은 마치 먹물을 엎지른 듯 처참했다.
태화강변 산책로를 따라 화재 현장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매케한 탄내가 바람을 타고 올라와 진동했다.
숯검정이 되버린 억새밭 잔해 속에선 유리병 등 쓰레기만 불에 검게 그을린 채 남았다. 일부 구간에선 담배갑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날 오후 7시 26분께 이곳 억새밭 5개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나 축구장 5개 면적(3.5ha)이 검게 탔다.
북구 명촌교 아래부터 아산로 양정1교 구간에 조성된 억새밭 전체 규모는 12.6ha다.
연일 건조한 날씨에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불길은 점차 커졌다. 소방 당국은 차량 50대와 인력 180여명을 투입해 1시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이곳에서 산책하던 시민들은 검게 탄 억새밭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찍거나 믿기지 않는 듯 한참을 멈춰 서서 바라봤다.
인근 아파트 주민 구진형 씨(52)는 "아들이 말해줘서 화재 소식을 알았는데 연기가 하늘 높이 오를 정도로 불이 크게 났다"며 "자주 산책하던 곳이라 그런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억새밭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불이 난 점에 대해 의아해 하며 방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하던 장주영 씨(31)는 "담뱃불 때문에 이렇게까지 크게 불이 나진 않을텐데 누가 불을 지른 것 같다"며 "바람을 타고 불이 번졌다고 하기에는 특정 구간에 일정한 간격으로 동시에 불이 나서 이상하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실화나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합동 조사에 나서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5곳에서 불이 동시에 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현장에서 확보한 물건들을 들여다 봐야해 화재 원인 조사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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