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만 단골 생각에 문 열죠"…영하 7도 한파에도 활기찬 신정시장
두꺼운 옷 껴입고 난로 의지한 상인들 손님맞이 '분주'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날씨가 춥다고 가게 문을 닫으면 찾아오신 단골손님들은 어떡합니까. 추워도 나와야죠."
최저기온이 영하 7도에 육박한 21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지만, 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상인들은 패딩 점퍼에 털모자, 귀마개 등으로 중무장한 채 손님 맞을 채비에 분주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신정시장의 한 정육점에선 상인이 두꺼운 겉옷 위에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소고기를 정형하고 있었다. 그의 칼이 지나갈 때마다 불필요한 지방이 고기에서 떨어져 나갔다. 옆에 있던 다른 상인은 손질된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포장 용기에 담았다.
인근 채소가게에선 한 상인이 작은 스티로폼 그릇 위에 손질된 배추를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날이 추우면 외부에 노출된 시장은 손님이 뚝 끊긴다"면서도 "우리 집 물건 믿고 오는 단골들이 헛걸음하게 할 수는 없다. 손님이 있든 없든 가게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서운 추위에도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장바구니를 채우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
따뜻한 국거리를 사러 나왔다는 주부 허미영 씨(58)는 "날이 추우니까 뜨끈한 소고기뭇국이나 끓여 먹을까 해서 나왔다"며 "마트보다 시장이 훨씬 저렴하고 고기도 신선해서 춥지만, 옷을 든든하게 챙겨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시장 한편의 분식집에선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술에 취한 듯한 한 노인이 어묵을 돈도 내지 않고 집어 먹으면서 상인과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노인은 앞서 어묵 하나를 계산 없이 먹었으나 상인이 너그럽게 눈감아주며 돌려보냈다. 하지만 잠시 뒤 다시 가게로 돌아온 노인은 또다시 어묵을 집어 먹었다. 가게 주인이 노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자 횡설수설하며 "이거 놔라"는 말만 반복했다. 급기야 분식을 먹던 다른 손님에게 시비를 걸며 영업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노인에게 현금이나 휴대전화 소지 여부를 물었으나, 노인은 "없다"고 답했다. 경찰은 노인을 인근 지구대로 임의동행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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