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야겠다는 생각뿐"…아버지에 응급처치 배운 고교생, 의식 잃은 노인 구했다

대송고 윤재준·화암고 문현서 군, 쓰러진 80대에 심폐소생술

대송고등학교 2학년 윤재준 군(왼쪽), 화암고등학교 2학년 문현서 군.(울산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울산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고등학생들이 의식을 잃은 80대 노인을 심폐소생술(CPR)로 구했다.

5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송고등학교 2학년 윤재준 군과 화암고등학교 2학년 문현서 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1시 30분께 울산 동구 일산회센터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두 학생은 점심시간의 분주함 속에 "119, 119"라고 외치는 식당 사장 목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본 두 학생은 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는 A 씨(80대)를 발견했다. 이들은 A 씨 눈앞에서 손을 흔들고 피부를 만져보며 상태를 확인했으나, A 씨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호흡조차 멈춘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문 군은 A 씨를 바닥에 눕힌 뒤 벨트와 신발을 벗겼고, 윤 군은 심폐소생술을 준비했다.

당시 현장에선 다른 여성 노인이 먼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었으나, 흉부 압박 위치가 가슴이 아닌 배꼽 쪽으로 잘못돼 있었다. 이를 본 윤 군이 "제가 할게요"라며 흉부 압박을 시작했다.

윤 군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지 2분 뒤 A 씨의 호흡과 의식이 돌아왔다. 그리고 5분 뒤 현장에 도착한 119 구조대가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윤 군의 침착한 대처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군 아버지는 HD현대중공업 사내 특수 구조대원이어서 윤 군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구조 교육 현장을 자주 방문하며 자연스럽게 응급처치법을 익혔다고 한다.

윤 군은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학교로 와 반 친구들에게 구조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평소에도 자주 이야기해 줬다"며 "당시엔 어르신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아들의 의로운 행동을 전해 들은 윤 군 아버지 역시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윤 군 등의 선행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이 대송고등학교 인스타그램에 이들 학생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박수영 대송고등학교장은 "위급한 순간에 용기를 낸 학생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