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GA' 대응이라지만 "고용 불안"…HD현대重·HD현대미포 합병

지역 '환영' 뜻 내비치면서도 "고용 안정 뒤따라야"
노동계 "노사 합의 없는 일방적 결정…대책 필요"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도크 모습.2025.8.25/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김세은 기자 = 단일 조선소 기준 수주량 세계 1위 HD현대중공업과 중형 선박 점유율 세계 1위 HD현대미포가 합병한다.

이는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가동을 앞두고 체제를 개편해 조선 및 방산 분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날 양사 합병 안건 의결…시너지 효과로 방산 '연 매출 10조' 목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전날 이사회를 개최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 및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시장을 확대, 다변화하는 동시에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방산 연 매출 10조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우리 정부가 제작한 '마스가(MASGA)' 문구가 쓰인 빨간 모자 2025.8.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두 회사 소재지 울산 동구에선 '고용 안정' 목소리 나와

이런 가운데, 두 조선소가 위치한 울산 동구에서는 '고용 안정'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업의 기술, 인력, 자원 통합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및 미래 조선업 변화 대응이라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력 구조조정이나 전환 배치 등으로 인해 지역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겪지 않도록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울산 동구)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울산 동구 조선업의 두 축이 결합하는 이번 결정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대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의 고용 안정, 지역 협력업체와의 상생,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살아날 수 있는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노사 간 합의 없는 일방적 결정…고용 불안 등 숙제 해결해야"

노동계는 노사 간 사회적 합의 없이 생산성만 강조한다면 갈등만 키울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기류 불안과 하청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우려 목소리도 제기했다.

노조 측은 "미포 조선이 방산업체로 전환되고 현대중 특수선 사업부에서 인력을 충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미포와 현대중공업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같은 구조조정을 강행한다면 기존의 직장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일해야 하는 불안 요소가 큰데, 이에 따른 대책들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결정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미포 수출 도크 모습. 2025.8.25/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그러면서 "조선업이 호황인 상황에서 일자리를 잃는 상황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청의 경우 이주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고용 비자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더 많은 고용 불안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효율성은 높아지더라도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청노동자들은 실적 압박과 원가 절감 요구가 강화될 경우 일감 축소와 고용 불안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노동계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