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도 용광로 앞 노동자 지켜라"…폭염에 산업도시 울산도 긴장
보양식에 매일 빙수 1000개씩…쿨매트 등 '폭염 예방 키트'
온열질환자 37명 중 22명 현장 노동자
-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최근 울산지역에 낮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지속되면서 조선·정유·자동차·화학·제련업을 영위하는 지역 대기업도 초긴장 상태다.
폭염이 자칫 안전사고 이어지는 것을 막고자 보양식 제공부터 냉감복 제공까지 총력 대응하고 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조선 수주 호황으로 주목받는 HD현대중공업은 폭염에 대비한 현장 밀착형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조선소 특성상 야외 야드(Yard) 작업이 많고 무더위 속 용접 작업도 수시로 이뤄진다. 회사는 작업자 안전을 위해 야드 곳곳에 냉방시설과 음수대를 갖춘 휴게시설 46개소를 추가 배치하는 등 휴게시설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한다. 이 기간이 아니더라도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20분 추가 연장하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10분간 추가 휴게시간 연장을 올해 최초로 시범 운영한다.
회사는 아울러 지난달부터 8월 말까지 매일 오후 휴게시간에 찾아가는 간식차를 운영, 매회 1천개씩 지금까지 4만 4000개의 팥빙수를 전달했다.
국내 유일 동 제련소가 있는 LS MnM도 여름철 노동자 건강을 챙기기 위해 주 2회 보양식 제공을 10년 이상 해 오고 있다. 메뉴는 장어탕, 한방수육, 한방 삼계탕부터 수제 햄버거까지 다양하다.
LS MnM관계자는 "1200도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분들이 소수라 할지라도 그 외 작업 현장은 덥다"며 "노동자 건강을 위해 보양식 제공과 공장 내 휴게시설을 운영하고, 폭염이 지속되면 전 직원에 알림톡을 발송해 안전 수칙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는 7~8월 혹서기에 보양식과 빙과류를 제공하는데, 빙과류의 경우 매일 제공되는 양만 3만 5000개에 달한다. 또 수시로 얼음을 먹을 수 있게 전 공장에 제빙기를 배치했다.
26만 평 부지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 공장을 짓고 있는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현장에서 일하는 9000여 명도 더위를 피할 길이 없다. 이에 회사는 휴게시설 530개소를 설치됐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시공사들은 30여 개의 카페형 휴게시설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쿨매트, 쿨링액, 냉찜질팩, 이온음료, 포도당 등으로 구성된 폭염 키트도 만들어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또 선풍기가 부착돼 바람을 쏴주는 아이스 조끼 500개도 지급하고 8월 15일까지는 점심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연장 운영한다.
질병관리청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울산지역 온열질환자는 총 37명으로 전년(8명)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실내·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명이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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