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한마리도 없네"…푹푹찌는 날씨에 울산 점포 '울상'

옛도심 타이틀 '무색'…배달 오토바이만 많아
연일 폭염 특보 "이날 낮 최고 36도"

3일 오후 찾은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는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날 울산의 낮 최고 기온은 36도를 기록했다.2025.7.3/뉴스1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없어요. 없어. 유동 인구가 말도 안 되게 팍 줄었어요" "가뜩이나 줄었는데 이렇게 푹푹 찌니 사람들이 어디 거리로 나오나…"

3일 찾은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는 옛 원도심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일 오후임을 감안해도 유동 인구가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인은 바로 폭염.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울산 중구 기온은 34.8도였다.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올랐다. 일주일째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황이라 외출한 시민들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3일 낮 최고기온 36도를 기록한 울산 중구의 젊음의거리에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지나가고 있다.2025.7.3/뉴스1 ⓒNews1 김지혜 기자

쇼핑을 나왔다는 박주영 씨(58)는 "매년 올해가 더 덥다, 더 덥다 하지만 울산이 이렇게 더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양산이 없으면 단 10분도 걷기 힘들다"고 했다.

30년째 중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 모 씨(69)는 "한낮에는 개미 한 마리도 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만큼 사람이 없다"며 "코로나19 때보다도 매출이 훨씬 줄어 힘들다. 예전과 비교하면 유동 인구는 분의 1 이상 줄었다고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케이드 형태로 햇볕을 막아줘도 찜통더위를 이길 길이 없다"며 "사람들이 집에서 나오지 않고 배달만 시켜 요즘은 거리에 사람보다 배달 오토바이가 더 많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말을 증명하듯 메인거리 양쪽 빈 상가가 눈에 띄었다. 그나마 손님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곳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가동되고 있는 점포 일부였다.

울산 중구는 젊음의거리 일대의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한 쿨링포그를 작동시키고 있다.2025.7.3/뉴스1 ⓒNews1 김지혜 기자

옷 가게를 운영 중인 박 모 씨(30)는 "에어컨을 안 틀면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장사 자체를 할 수 없다"며 "100평 가까이 되는 매장을 시원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한 달 냉방비만 170만 원, 많게는 200만 원을 써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인건비를 아낀다고 하지만 손님은 줄고 냉방비 등 유지비는 많이 올라 장사하기가 녹록지 않다"고 토로했다.

중구는 일대 거리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9월까지 미세 물안개를 분사하는 쿨링포그를 작동해 폭염에 대비하고 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