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표 향토기업 HLB '본사 이전 논란' 재점화하나
‘주력사업 변화 → 물적분할’ 수순
올 연말 울산시와 사업 종료 분기점
- 임수정 기자
(울산=뉴스1) 임수정 기자 = 울산 대표 향토기업 HLB(에이치엘비)의 본사 이전 가능성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5위(약 4조원) 기업인 HLB는 울산 울주군에 본사를 둔 대표적인 울산 향토기업으로 꼽힌다.
에이치엘비가 오는 30일 여는 주주총회에 ENG(선박·파이프)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한 가운데 ‘본사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주총 상정안에 따르면 에이치엘비는 ENG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비상장법인 ‘HLB ENG(가칭)’로 분할신설할 계획이다. 신설법인 HLB ENG의 발행주식은 모두 존속법인 ‘HLB(가칭)’에 배정될 예정이다. 분할기일은 오는 5월 19일이다.
주총 상정안이 통과되면 에이치엘비의 ENG 사업부문은 사실상 자회사 지위로 내려간다. 마치 울산 대표기업인 현대중공업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물적분할을 통해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가 된 것과 흡사한 상황이다.
이번 주총 이후 올해 연말까지 에이치엘비의 본사 이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가 울산시와 함께 수행하는 수소선박 실증사업이 올해 연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울산시와 실증사업을 하는 동안에는 본사 이전을 할 수 없지만, 실증사업이 끝나면 본사 이전에 있어 제약을 받지 않는다.
울산시 관계자는 “에이치엘비가 물적분할을 한 뒤 참여 사업자 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기간이 종료된 뒤에는 사업 참여기업이 본사를 이전하는 것에 대한 규제 등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는 본사 이전에 대해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현재 본사는 울산 영업장이 맞다”며 “이번 주총에서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된 뒤에도 (본사 이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에이치엘비는 지난 2009년 신약개발 투자를 시작으로 2019년 말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개발회사인 미국 엘레바를 인수·합병하면서 사실상 바이오·헬스케어 회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말에는 공시를 통해 분류업종도 기존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바꿨다.
주력사업을 바꾸면서 에이치엘비의 ENG 사업부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울산 본사의 중요성이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울산 본사가 ‘형식상’ 본사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NG 사업부문 인력은 지난해 2분기 48명에서 지난해 3분기 48명으로 유지됐지만, 서울사무소 인력은 같은 기간 31명에서 34명으로 늘었다. 에이치엘비는 국내에 울산 ENG 사업부문을 비롯해 서울사무소, 세종 헬스케어 사업부문 등 총 3곳의 영업장을 두고 있다.
에이치엘비의 본사 이전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에이치엘비는 울산시와 수소선박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 2020년 공유수면매립으로 실증공간이 없어질 상황이 되자 “본사를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직접 “그렇지 않아도 (본사를) 이전해 오라는 지자체들이 적잖게 있다”며 “만약 매립이 완료되면 우리로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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