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자판기' 공약 내건 학생회장 VS "급식 덜 먹는다" 학교 측 만류

울산 천상중 신정민양, 공약지키기 '고군분투'

천상중 신정민 학생회장(왼쪽부터), 서성혁 도서부장, 손찬웅 부회장, 박준서 환경미화부장.2019.5.3/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평소 아침 거르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빵자판기가 있으면 학생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공약으로 내걸었죠."

지난해 12월 천상중학교(울산 울주군 범서읍) 학생회장 선거 당시 '빵자판기 설치' 등의 공약을 걸고 당선이 된 신정민양(16)이 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민양은 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빵자판기 설치와 전자학생증 발급에 대한 호응도가 가장 좋았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준 학생들과의 약속인만큼 공약을 모두 실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급식하는 학교에서 매점 운영을 하는 것이 교육당국에서도 부정적 시각으로 비춰지면서 일부 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매점을 아예 폐지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천상중 학생회장인 정민양이 빵자판기 설치를 핵심 선거 공약으로 내건 이유는 학교 매점이 없어서였다.

정민양은 "선거 당시 다른 후보 학생들의 공약이었던 인조잔디 설치와 화장 허용, 등교시간 재조정 등이 기억에 남는다"면서도 "학교 매점을 대신할 수 있는 빵자판기 설치는 단연 돋보인 공약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교통카드와 체크카드 기능이 탑재된 전자학생증 발급도 빵자판기 설치에 버금가는 공약으로 당시 평가됐다.

정민양은 "지난해 농·축협에서 현금카드·선불(교통)카드 등 금융 기능이 포함된 다기능 전자학생증 발급을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편의성은 물론 학생들이 직접 일정 한도의 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 금융·경제 교육까지 가능해질 것이라 봤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민양은 인근 은행을 직접 찾아 학교 측과 협의만 되면 별도 비용 없이 전자학생증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빵자판기에 대해서도 정민양은 해당 업체에 문의해본 결과 무상대여가 가능하고 타 학교에서도 설치 이용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정민양을 격려해주는 선생도 더러 있었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학생회장 선거 당시 각 후보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교사들은 정작 정민양이 회장으로 당선된 직후 공약 실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빵자판기에 대해서는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다", "또다른 방식의 '빵 셔틀' 폭력이 우려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전자학생증 발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측에서는 "잃어버리면 위험하다", "재발급 비용이 든다"며 만류했다.

울산 천상중학교 신정민 학생회장.ⓒ 뉴스1

정민양은 이와 같은 학교 측 반응에 대해 "지금까지도 두 공약 모두 납득할만한 이유없이 단호하게 안 된다고만 말씀하신다"며 "심지어 어떤 선생님께서는 여태까지 회장들도 다 안지켰고 대통령도 다 지키는 것은 아니니 지킬 필요가 없다고까지 하셔서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거전에도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어떤 학생은 돈이 드는 공약이라 절대 안 된다는 소문까지 퍼트렸지만 설득 끝에 오해를 풀수 있었다"며 "지금은 학생 대부분이 공약실천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민양은 "전교학생회장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간 중간지점에서 넓게 바라보며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그런 타협점을 찾아 학교를 더 빛내고 싶다"고 말했다.

byna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