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위험 급경사지, 행정이 직권정비”

울주군 청량면 쌍용하나빌리지 급경사지 의견 표명
행정 지원 위한 국비 마련 위해서는 법령손질 숙제

울산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소재 쌍용하나빌리지아파트의 남측 급경사지. 붕괴 위험으로 아래쪽 통행로에 대한 출입이 금지돼 있다. © News1 노화정 기자

붕괴 위험지구임에도 사유지와 예산 등의 문제로 답보상태인 울산 울주군 쌍용하나빌리지 급경사지에 대해 행정기관이 직권 정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개최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에 대한 회의에서의 의견 표명에 따른 것이다.

권익위는 이날 울주군 청량면 쌍용하나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민원과 관련, 의견을 표명했다.

권익위는 울주군에 대해 쌍용하나빌리지 내에 위치한 급경사지의 재해예방을 위해 우기(雨期) 전에 직권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비용의 일부를 보조해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소방방재청과 울산시에 대해서는 울주군이 급경사지에 대한 정비 등을 시행할 경우 국·시비 지원을 하거나 정책적·행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방방재청은 ‘자연재해대책법’ 제70조에 따라 국비 지원이 가능한 경우와 불가능한 경우를 법령에 명확히 규정할 것을 제도개선 권고했다.

2월 20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에 소재한 아파트 재해방지 대책마련 요구 민원 현장을 찾은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2013.2.20/뉴스1 © News1 노화정 기자

이에 따라 수년이 흐르는 동안 재해방지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집단민원이 발생한 쌍용하나빌리지 주민들의 숙원이 해소될 지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하지만 권익위의 이같은 결정에도 소방방재청이 ‘자연재해대책법’과 관련, 국비 지원이 가능한 경우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한 시행령 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고 시간만 흐를 경우 국비 미지원과 이에 따른 사업 장기화가 예상된다.

울주군 관계자는 “재해 예방과 관련, 시급한 공사 우선 진행을 위해 공사비를 내년도 당초 예산에 편성, 1월부터 배수로 등 중요 부분을 공사할 예정”이라며 “계획대로라면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공사를 해야 하는데 그 전에 소방방재청이 지원 대상에 대한 시행령을 손보지 않으면 사업 시작이 힘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1999년 건립돼 23개동 1800세대가 거주 중인 쌍용하나빌리지의 남측 급경사지는 높이가 20~30m에 이르는 데다 경사마저 상당히 가파른 데도 특별한 보강시설 없이 준공했다.

최대 경사가 59도에 이르고 평균 경사가 41도인 이 아파트 급경사지는 2011년과 2012년 각각 붕괴위험지역 D등급(붕괴 위험 높음), 자연재해위험지구 ‘가’등급(인명피해 발생우려 매우 높은 지역)을 받을 만큼 재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울주군은 경사지를 보강하기 위해서는 경사면 완화, 활동 억제, 배수유역 분산 및 표면보호 등에 27억4000여 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라 해당 경사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소방방재청에 정비 사업 예산을 신청했다.

하지만 방재청은 이곳이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더라도 전국적으로 공공시설 재해위험지구가 많은 관계로 사유지인 이 경사면에 대한 국비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울주군도 보수 및 보강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주민 자력에 의한 정비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군 자체예산으로도 한계가 있는데다 사유지라는 이유까지 겹쳐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힘든 실정이었다.

이에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올해 2월 쌍용하나빌리지를 찾아 주민과 행정기관의 의견을 청취하고 중재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hor20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