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에 출석한 박원순 시장, 시민과의 돌발 전화연결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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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이 얼마나 바쁘세요. 시장님 만나려면 절차를 밟아야 되고 시간도 오래걸리니까…"

28일 오후 4시, 서울시 제242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남재경(새·종로1)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정질문을 하다 말고 갑자기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종로구에는 시장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민원 현장이 한 군데 있다"며 대뜸 전화기를 꺼낸 남의원은 무악현대아파트의 한 주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은 돌발상황이었다.

정적이 흐르던 회의장에는 전화연결음이 울려퍼졌고, 박시장의 당황한 얼굴이 본회의장 영상화면에 잡혔다.

전화연결의 주인공은 인왕산 기슭 아파트 신축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무악현대아파트 피해대책위원회 주민대표 서모(여·45)씨였다.

전화가 연결되자, 서씨는 준비했던 마음 속 말들을 쏟아냈다. 시장님이 꼭 한번만 현장에 나와달라며 호소했다. 인왕산 기슭에 17층 아파트를 짓게 되면 통암반으로 연결된 무악현대아파트 일대가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2007년부터 대책위를 구성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전화연결의 발단은 이랬다.

종로구청과 이야기가 잘 안돼 답답해하던 주민들이 남의원에게 연락을 했고, 이날 시의회 본회의에서 박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하기로 돼 있던 남의원이 시정질문 도중 전화연결을 시도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남의원은 "서울시의회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주민과의 즉석 전화연결이었다"면서 "시민의 목소리는 단 한명이라도 시장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엔 당황해 하던 박시장도 이내 전화연결된 주민의 말을 경청했다. 남의원이 스마트폰의 스피커기능을 몰라 통화내용이 작게 들리자 박시장이 직접 스피커를 켜라고 알려주는 해프닝도 있었다.

박시장은 "이 사안에 대해 잘 검토해서 해당부서가 현장에 나가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의원은 본회의가 정회한 후 박 시장을 다시 만나 "잘 보존해야 할 인왕산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게 잘 이해가 안간다. 주민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seei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