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웠던 다리 밑이 '빛의 명소'로…서울 밤풍경 바꾼다
서울시, 교량·고가에 경관조명 설치…'서울 라이트업' 본격 추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낮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회색빛 교량과 고가도로 아래가 밤이면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빛의 명소'로 바뀐다. 한강의 금빛 모래부터 월곡의 달빛, 중랑천의 은빛 갈대까지 지역별 특색을 조명으로 구현해 어둡고 삭막했던 공간을 야간 명소로 탈바꿈시킨다.
서울시는 교량과 고가 등 도시기반시설에 지역의 역사와 자연, 장소성을 담은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서울라이트업(Light Up)'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라이트업은 단순히 조명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이야기를 경관조명에 담아 시민들이 밤에도 안전하게 걷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우선 옥수역 인근 두모교 약 1㎞ 구간의 경관조명 개선을 지난달 마쳤다. 두모교에는 과거 한강 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두모포'와 '저자도'에서 착안한 '금빛 모래' 콘셉트를 적용했다. 한강 수면과 모래에 비치던 석양의 황금빛을 조명으로 재현했다.
2004년 설치된 기존 조명은 노후화로 일부가 꺼지고 색감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한강 풍경과 어우러지는 야간경관으로 바뀌었다.
월곡역 일대 북부간선도로 고가 아래도 지난 4월 새 단장을 마쳤다. 서울시는 '월곡(月谷)'이라는 지명과 지역 지형이 반달을 닮았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해 '달빛이 닿는 거리'를 콘셉트로 잡았다. 고가 하부와 교각에 황금빛 조명을 설치해 어둡고 무거웠던 공간을 밝히고 '달빛'이라는 지역 특색을 살렸다.
오는 10월에는 종암사거리 일대 내부순환도로와 중랑천 노원교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종암사거리에는 '종암(鐘岩)'이라는 지명에서 착안한 '빛의 파동과 선율로 흐르다'를 주제로 경관조명을 설치한다. 종을 울릴 때 퍼지는 공명과 파동을 빛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고가 구조물을 따라 리듬감 있는 야간경관을 연출할 계획이다.
노원교에서는 중랑천의 물길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빛으로 표현한다. '바람이 엮은 은빛 갈대, 영원을 흐르는 물의 기억'을 주제로 주변 녹지·수변경관과 어우러지는 조명을 설치한다.
서울시는 서울라이트업을 관광명소뿐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생활권 공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요 교량과 고가 가운데 경관 개선이 필요한 곳을 추가로 발굴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넓힌다.
이를 통해 밤에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걷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한편 주변 문화·관광시설과 상권으로 방문객의 발길을 유도해 야간경제 활성화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최진석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서울라이트업은 단순히 어두운 곳에 조명을 더하는 사업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나는 도시기반시설에 지역의 이야기를 입혀 새로운 서울의 밤 풍경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주요 교량과 고가의 야간경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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