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법원서 잇단 고배…경의선·소각장·곤돌라, 같은 듯 다른 패소
경의선숲길 421억 변상금…분할납부·예산 협의
마포 소각장 백지화…남산 곤돌라 시행령 보완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주요 사업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잇따라 불리한 판단을 받았다. 경의선숲길 사용료 문제와 마포 신규 소각장은 법적 판단과 행정 절차상 하자로 패소가 확정됐고, 남산 곤돌라는 곤돌라 설치를 위해 공원 구역을 바꾼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1심 패소 후 2심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12일) 시가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경의선숲길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서울시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쟁점은 철도공단 소유 부지를 서울시가 사용료 없이 계속 사용할 법적 권한이 있었는지였다. 결론적으로는 협약만으로 무상사용 권리가 계속된다고 본 서울시의 법적 판단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0년 서울시와 철도공단은 경의선 지상부지 공원 조성과 역세권 개발에 상호 협조하기로 협약했다. 이후 국유재산법 시행령상 국유지를 1년 이상 무상 대여할 수 없게 되면서 공단은 서울시에 2011년부터 6년간 한시적으로 무상사용을 허가했다.
2017년 무상사용 기간이 끝난 뒤 공단은 연장을 거부하고 서울시가 2022년 말까지 부지를 무단 점유했다며 변상금 421억여 원을 부과했다. 서울시는 협약에 따른 무상사용 권리를 주장했지만 1심은 서울시, 2심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가 낸 상고를 기각한 대법원 최종 판결에 따라 시는 변상금 421억 여원을 납부해야 한다. 2023~2025년 점유분에 대한 변상금 등을 추가로 산정하면 실제 납부액은 631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울시가 패소를 예상하지 않아 관련 예산을 올해 편성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는 예비비를 활용하거나 별도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억 원 단위의 변상금을 한꺼번에 납부하지 않고 국유재산법에 따라 분할 납부할 수 있는지도 철도공단과 협의할 예정이다.
판결 이후에도 경의선숲길은 시민 공원으로 계속 운영된다. 다만 서울시는 앞으로 철도공단에 부지 사용 대가를 지급하며 공원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별도 예산이 편성돼 있지 않아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연 이자 등을 포함한 최종 금액과 납부 절차가 정해진 뒤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1, 2심에서 패소한 뒤 지난 3월 서울시가 상고를 포기하며 백지화된 마포구 상암동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 관련 소송은 입지선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가 결정적 원인이었다.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르면 입지선정위원회의 주민대표 3명은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구성해야 하지만 당시 위원회에는 마포구 주민이 아닌 영등포구와 도봉구 등의 주민이 참여했다.
입지 후보지의 타당성 조사를 맡을 전문연구기관은 입지선정위원회가 직접 선정해야 하지만 당시 위원회는 기관 선정 방법만 의결했고 실제 기관을 직접 선정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항소심 패소 뒤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소각장 신규 건립 계획은 백지화됐다. 기존 소각장 시설을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소각장과 관련한 마포구의 구체적인 입장은 조만간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남산 곤돌라는 사업 자체의 위법성 문제를 따지는 경우는 아니다. 서울시가 높이 제한을 피하기 위해 공원 용도구역을 변경한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과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행 제도상 도시자연공원구역에는 원칙적으로 높이 12m를 넘는 시설 설치가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 높이를 넘는 곤돌라 지주를 설치하기 위해 해당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하고 근린공원으로 변경했다.
1심 법원은 서울시가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지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한국삭도공업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오는 20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최종 패소하더라도 곤돌라 사업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도 높이 12m를 초과하는 곤돌라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되면 용도구역 변경 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최근 국무회의 상정 등 후속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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