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5선 시장 만든 257만표…"부동산·청년·복지 '한번 더'"
강북·서남권 교차투표에 2030 지지 확대…6만표 차 승리
신통기획·한강개발·서울런·약자동행 정책 재신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6.3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은 가장 큰 승부처였다. 전국 판세는 물론 서울 25개 자치구까지 여당 쪽으로 기울었지만, 서울시장 자리는 막판 대역전극을 만들어낸 오세훈 시장에게 돌아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당 대결보다는 지난 6년간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했다. 오 시장이 재보궐선거로 복귀한 2021년 이후 추진해 온 정비사업과 한강 개발, 약자동행, 청년정책 등이 유권자 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6.3지방선거에서 49.22%(257만5819표)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48.07%·251만5560표)를 1.15%포인트(6만259표)차로 따돌리며 5선에 성공했다.
보수세가 강한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약 23만900표의 압도적 표차를 기록하며 한강벨트 11개 자치구 중 9곳을 사수했다. 전체 427개 행정동(洞) 중에서는 206곳(48.4%)에서 승리했다.
이번 선거를 관통한 핵심 의제는 부동산이었다. 여야 후보 모두 부동산 개발을 앞세워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은 대표 브랜드 '신속통합기획'을 앞세워 승리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동안 발표한 공급대책 등을 통해 정비사업 추진 지역의 표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이를 통해 재건축 129곳 사업지가 위치한 76개동 중 52개동(68%)에서, 재개발 174곳 사업지가 위치한 120개동 중 43개동(37%)에서 오 시장의 득표율이 앞섰다. 대표적으로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압구정동에서는 84.8%, 여의동에서는 72.3%, 목5동에서는 6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사업이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체감이 표심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점은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도 정비사업 추진 동 단위에서는 오 시장 지지세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성수동을 비롯해 34개동에서 오 시장이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한강 개발 정책 역시 힘을 발휘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핵심 공격 소재였던 '한강버스'가 한강 수변 지역에서는 오히려 가시적인 정책 실행 신호로 작동했다. 마곡선착장 등 한강이 인접한 강서구 가양1·2·3동 전체에서 오 시장이 우세를 보였다.
오 시장은 중랑·성북·강북·노원·은평 등 강북권 5개 구와 강서·구로·금천·관악 등 서남권 4개 구에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들보다 총 10만6125표를 더 얻었다. 오 시장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최종 득표 차가 6만259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승부를 가른 표심이 이들 지역에서 나온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교차투표의 배경으로 오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강북전성시대'와 '서남권 대개조'를 꼽는다.
오 시장은 민선4·5기 시절부터 강남·북 격차 해소를 시정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민선8기 서울시는 강북권에 16조 원을 투입해 강북횡단선 재추진,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창동차량기지 개발, 서울아레나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서남권 역시 7조3000억 원을 투자해 G밸리·마곡·온수산업단지를 미래 산업거점으로 육성하고, 서부선·난곡선 등 교통망 확충을 추진 중이다.
특히 강남권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공공기여를 강북·서남권 발전에 재투자하는 '균형발전계정'은 지역 주민들에게 정책 실현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조치로 평가받는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2030 세대 확장이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 20·30대 지지율이 지난 2022년 선거 때보다 각각 6.8%p, 4.9%p 상승한 56.8%, 59.7%로 집계됐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에 우호적이었던 20·30대 남성 지지층은 물론 여성층까지 오 시장을 지지율이 높아졌다.
청년취업사관학교, 영테크, 서울런, 손목닥터9988,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야외도서관 등 생활밀착형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촌, 화양동, 회기동, 대학동 등 대학가 밀집 지역에서는 자치구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관악구 신림동과 대학동 등 1인가구 밀집 지역에서도 과거 보수정당 후보 득표율을 크게 웃도는 결과가 나타났다.
'약자와의 동행' 정책도 예상보다 큰 역할을 했다.
서울런, 디딤돌소득, 동행식당, 온기창고 등은 보수정당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취약계층 지역에서 오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영등포·남대문·동자동 쪽방촌 일대에서는 자치구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강서·노원 등 취약계층 밀집 지역에서도 대선 당시 보수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는 오 시장이 강조해 온 '따뜻한 보수' 이미지가 일정 부분 유권자들에게 전달됐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외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생애주기형 동행정책으로 골목상권 표심을 확보한 것도 오 시장 당선에 힘을 보탰다. 마포 서교동과 종로, 중구 명동, 성수 등 소상공인 밀집 지역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정책뿐 아니라 선거 전략도 주효했다.
오 시장 측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을 집중 부각하며 정비사업 지역 표심을 결집시켰다. 동시에 SNS를 통해 정책보다 시민 체험과 일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정치 피로도가 높은 젊은층에 접근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보수 진영의 조직력이 아닌 주택 공급 정책, 한강 개발, 청년 지원, 약자동행 등 지난 6년 동안 축적된 정책 성과가 서울 시민들의 재신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오 시장은 2006년 첫 서울시장 당선 이후 2010년 재선, 2021년 보궐선거 복귀, 2022년 재선에 이어 2026년 5선에 성공하며 서울시정의 최장수 시장 반열에 올랐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국민의힘 후보가 이긴 선거가 아니라 오세훈이라는 정치 브랜드가 다시 한번 검증된 선거"라며 "정당 지형상 불리한 환경에서도 서울시민들이 지난 6년간의 시정 성과와 미래 비전을 더 높게 평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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