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오세훈 역전승, 여기서 갈렸다

토론 계기 현직 프리미엄 부각…부동산 이슈도 영향
중도층·부동층 이동에 교차투표까지 나타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6.6.2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다. 선거 한 달 전만 해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원호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전망이 적지 않았지만, 막판 서울 민심이 움직이며 결과를 뒤집었다.

선거 초반 못 이긴다던 서울시장 선거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초반부터 오 후보의 고전이 예상됐다. 전국적으로 여당 강세 흐름이 이어진 데다 국정 지지율도 60%를 웃돌았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하고 선거전에 돌입한 반면, 국민의힘은 친윤·비윤 갈등이 이어지며 내부 분열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고가 철거 사고 등 시정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오 후보를 향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았다. 선거 초반 정치권에서는 "오세훈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선거 수개월 전부터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를 기록하는 결과가 잇따랐다. 일부 조사에서는 두 자릿수 격차가 벌어지며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TV토론에 부동산 이슈 막판 변수…부동층 흔들었다

반전의 계기는 선거를 열흘 앞두고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이었다. 오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교통 인프라 확충, 한강 개발, 미래 성장 전략 등 시정 성과와 정책 비전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상대 후보와의 공방에서는 20년 가까이 축적된 시정 경험과 행정 전문성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실제로 토론 직후 일부 패널조사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으며, 특히 40대 중도층과 강북권 부동층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이슈 역시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약이 실수요자와 중산층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선거 막판에는 중도층과 부동층의 이동이 본격화됐다. 선거 초반에는 정권 지원론이 우세했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누가 서울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이른바 '교차투표'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시의원과 구청장 선거에서는 여당 후보를 선택하면서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남 3구를 비롯한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의 높은 투표율도 오 후보 역전의 발판이 됐다. 한강벨트와 일부 접전 지역에서 예상 밖 선전을 거두면서 오 후보의 최종 승리를 확정 지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정당 대결이 아니라 시정 평가 성격으로 흘러간 것이 승부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원오 후보는 이날 "제가 부족했다. 모든 것이 제 탓이다.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고, 더 깊이 닿지 못했다. 더 넓게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