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부터 용산 공급까지"…'서울시 vs 국토부' 정면충돌
GTX-A·감사의 정원·용산 개발 놓고 공개 공방
지방선거 앞두고 서울시-정부 긴장감 고조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부동산 공급부터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GTX-A 삼성역 철근 누락까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철근 누락 보고를 두고는 "6차례 보고했다"와 "숨은그림찾기 수준이었다"는 공방이 벌어졌다.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사업은 공사 중지 명령으로까지 번졌고,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주택 공급 물량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집값과 개발, 교통망을 둘러싼 정책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GTX-A 지하 삼성역 철근 누락 보고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앞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자체 품질 점검을 진행하던 중 지하 5층 구조물의 철근 누락을 발견해 서울시에 자진 보고했다. 누락 규모는 약 2500개, 총 178톤(t)에 달한다.
쟁점 중 하나는 '국토부가 언제 해당 사실을 인지했느냐'다. 보고 문제를 두고 두 기관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지난해 11월 13일 철근 누락 내용이 담긴 건설사업관리보고서를 최초 송부한 이후 올해 4월 24일까지 보강 검토 경과와 세부시공계획을 6회에 걸쳐 공문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철도공단과 위수탁협약에 따라 월 1회 보고하기로 돼 있다"며 "해당 규정에 따라 보고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공문 보고에도 국가철도공단이 별도 문제 제기나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 이는 공단의 중대한 관리·감독 부실"이라고 역공했다.
반면 국토부는 보고서가 매월 2000~3000쪽 분량으로, 즉각적인 인지가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숨은그림찾기 수준의 보고"라며 "제대로 보고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직격했다.
전일 입장문을 통해서도 "긴급을 요하는 특정 현안이 발생했을 경우 월간 보고서와는 무관하게 별도 자료를 만들어 보고해야 실기를 방지할 수 있다"며 "(서울시는) 시설물 점검과 각종 현안 협의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17회 정도의 현장 점검 및 회의에서도 관련 사항에 대한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측 충돌은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사업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감사의 정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는 광장 상징성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에 국토부는 올해 2월 공사 중지 명령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고, 3월에는 공사 중지 명령을 최종 통보했다. 도시계획시설인 도로·광장에 지하 전시시설을 설치하려면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개발행위 허가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한데, 서울시가 이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국토계획법 및 도로법 위반이라는 판단이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관리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공사는 재개돼 지난 5월 완공됐지만, 절차 해석을 둘러싼 두 기관의 앙금은 가시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단골 주제는 '부동산 공급'이다. 국토부가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둔다면, 서울시는 기반시설 과밀과 도시 기능 훼손을 우려한다.
대표적인 것이 용산정비창 주택공급 문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하며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6000가구 수준으로 논의되던 계획에서 4000가구를 추가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 맞춰 기존 계획에서 2000가구를 늘린 최대 8000가구까지는 가능하지만, 1만 가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도로·녹지 공간 등이 부족해질뿐더러, 주거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업무·상업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토지이용계획 변경과 인허가 절차 재진행이 불가피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앞서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미 사업시행인가 단계까지 진행됐다"며 "교통·환경 영향 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경우 2년 이상 추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와 국토부의 충돌은 단순한 기관 간 갈등을 넘어 정책 주도권 경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토부는 전국 단위의 공급 안정과 국가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하는 반면 서울시는 주민 여론과 도시 관리, 지방정부 권한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값과 재건축, 교통망, 대형 개발사업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분야일수록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와 정부 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와 국토부가 정책 조율보다 공개 충돌이 반복되면서 양측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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