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렀다, 오래 기억"…외국인 사로잡은 광화문 '감사의정원'

"자국 국기 찾아 사진 촬영"…주변에 추천도
"역사 자연스럽게 배우는 공간" 외국인 호평 이어져

외국인 관광객이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지난 22일 오후 광화문광장. 높이 6.25m 돌기둥 23기가 늘어선 '감사의정원' 앞에서 한 외국인 커플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조형물이 아닌 자국 국기였다. 국기 앞에 서서 사진을 찍던 커플은 지하 공간까지 둘러본 뒤에 자리를 떠났다.

이후 해가 지자 돌기둥 꼭대기에서 하늘로 뻗는 빛기둥이 광화문광장의 밤하늘을 물들였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논란 속 완공된 '감사의정원'이지만, 어느새 광화문광장 풍경 속에 스며드는 모습이다. 일부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공간 분위기에 비춰 조형물이 과도하다'는 지적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문 연 '감사의정원'

지난 12일 광화문광장에 공개된 '감사의정원'은 6·25전쟁 참전 22개국에 대한 감사를 형상화한 상징 공간이다.

감사의정원은 높이 6.25m 돌기둥 23기가 들어선 지상 공간과 전쟁의 기억·희생,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을 미디어 콘텐츠로 구현한 지하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사실 '감사의정원'은 조성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정부는 사업 추진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한 차례 제동을 걸었고, 일각에서는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공간 성격에 비춰볼 때 조형물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방 시점도 당초보다 지연됐다.

여전히 "광화문광장과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버킷리스트에 넣어야 할 곳"…인증샷 남기는 외국인 관광객

이곳을 찾은 외국인 상당수는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루마니아에서 온 산드라·발렌틴 부부는 경복궁으로 향하던 중 이곳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들은 "원래 계획에 없던 장소였지만 한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에서 감사의 정원을 본 적이 있었다"며 "역사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스웨덴에서 온 아델라씨는 돌기둥 사이에서 자국 국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정원과 조형물 자체가 역사의 일부처럼 느껴진다"며 "동료와 가족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온 파르샤드 와이찰씨도 "서울에 오면 꼭 들러야 할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각 나라를 상징하는 구조물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특히 "평화와 요가의 나라 인도를 이곳에서 보게 돼 기뻤다"며 "버킷리스트에 넣을 만한 장소"라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지하 전시 공간인 프리덤홀에 대한 반응도 이어졌다. 영국인 네이트씨는 "영상 콘텐츠가 특히 인상 깊었다"며 "서울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를 만한 공간"이라고 했고, 독일에서 온 사샤 겔더만씨 역시 "사진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연출이 기억에 남는다"며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더 실제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관광객 엘리자베스씨는 "스웨덴 국기를 보고 우연히 들어왔는데 협력과 연대의 느낌을 받았다"며 "서울을 찾는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공간이 더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 온 티지아나씨는 "군인들의 기억을 기리는 아름다운 공간"이라면서도 "더 넓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장소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해외 언론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방송사 'Red+ Noticia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감사의 정원을 "한국과 콜롬비아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국제 연대의 의미를 담은 장소"라고 소개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이라는 서울의 대표 명소에 감사의 정원을 조성한 만큼, 감사의 정원이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유·평화·국제연대의 가치를 알리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방문객들이 서울 도심 속에서 자연스레 한국전쟁의 역사와 참전용사의 희생, 이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