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張 2선 후퇴' 요구·공관위원장 사퇴…국힘, 지선 공천 시계제로

인적쇄신·혁신 선대위 요구…"당이 변해야 출마"
이정현 "책임 통감 사퇴"…출마 여부 놓고 지도부 힘겨루기 지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하이서울기업지원 사업 관련 특별강의를 마친 뒤 가진 백브리핑에서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손승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국면에서 당 노선 정상화를 요구하며 두 차례 경선 후보 등록을 보류한 가운데,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공천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양상이다.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현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다"며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천관리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며 "당의 단합과 지방선거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배경에는 대구·부산 지역 공천 절차를 둘러싼 공관위원 간 이견이 있었던 데다, 서울시장 후보 추가 접수에도 오 시장이 끝내 등록하지 않으면서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격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현재 당 지도부에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조기 전환 △윤민우 윤리위원장 등 당내 강경 인사에 대한 조치 △지도부 차원의 책임 있는 변화 등을 요구하며 경선 등록을 보류한 상태다. 특히 장 대표의 2선 후퇴 필요성까지 거론하며 지도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관위는 당초 지난 8일을 광역단체장 후보자 등록 마감일로 정했지만, 오 시장이 당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공천 신청 접수를 하지 않자 11~12일 추가 접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추가 접수 마감일인 전날(12일)에도 오 시장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당의 변화를 위한 실천 조짐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장 대표 측은 오 시장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 측은 "윤리위원장은 1년 임기가 보장돼 있다"며 "유력 서울시장 후보가 30대 당직자들을 바꾸라고 대표와 각을 세우는 것도 격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장 대표 측은 또 혁신 선대위 구상에 대해서도 "당원들이 선출한 당 대표를 사실상 끌어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관위원장 사퇴로 공천 절차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시계제로 상태에 놓인 가운데, 오 시장과 장 대표 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당 노선 변화를 명분으로 지도부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당 변화 요구를 전면에 내세운 채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경우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당 지도부로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마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이 변하지 않아 출마하지 않았다'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모습은 사실상 '무소속' 출마와 같이 비치면서 중도층 공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등 선거 전략상으로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출마해 패배하더라도 '당 노선이 바뀌지 않아 선거에서 졌다'는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다.

잠재적 대선 주자인 오 시장과 당 지도부 간 힘겨루기가 이번 지방선거 공천 국면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오 시장 측은 '인적 쇄신'에 대한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혁신 선대위 조기 구성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인적 쇄신부터 했으면 한다"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후보 추가 등록 여부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며 추가 등록에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의 요구와 관련해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