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요리 없이 차례·가사는 함께…"요즘 명절 이렇게"
정부·지자체 성평등한 명절 보내기 제안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가사노동 부담과 성역할 고정 관행을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가사 분담과 호칭 변화, 차례 문화 재해석을 통해 성평등한 명절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15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두고 성별에 따른 역할 구분 및 전통 차례 문화 기준을 완화하자는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성평등한 명절 문화 확산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년 설과 추석을 앞두고 추진해 온 과제다. 가족 구성원이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가사와 돌봄을 분담하고 외모·결혼·출산을 묻는 사적 질문은 자제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설은 우리 모두 서로의 수고를 알아봐 주면 어떻겠느냐"며 "가족 또는 이웃과 따뜻한 마음을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니만큼 가사도 돌봄도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성평등한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어 "연휴 동안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아이돌봄서비스, 가족 상담, 폭력피해상담 지원은 정상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차원의 성평등 문화 확산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성평등활동센터는 올해 설을 앞두고 △명절 준비와 가사노동 함께 나누기 △외모·결혼·출산 질문하지 않기 △존중하는 말과 호칭 사용하기 △불편함을 표현하고 이에 응답하기와 같은 실천 수칙을 제시했다.
이번 설을 앞두고 차례 문화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예학센터는 올해 설을 앞두고 전통의 취지를 살리되 최근 생활 양식을 반영한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다.
센터에 따르면 본래 차례는 떡국이나 송편과 과일 3~4가지 정도를 올리는 간소한 의례다. 권고안은 떡국을 중심으로 4~6가지 음식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많은 손이 가는 전 요리는 예학적으로 차례에 권장된 음식이 아니라는 점과 함께 차례상에서 제외하거나 줄여도 무방하다고 제안했다.
조상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이나 현대적으로 많이 먹는 과일과 반찬을 올리는 것 역시 예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라 조상을 기리는 현대적 정성으로 해석했다.
홍동백서나 조율이시와 같이 과일 배치 원칙으로 알려진 표현도 전통 예서에 엄격히 규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종묘제례와 같은 국가 의례나 유서 깊은 종가 제사는 문화유산 성격을 반영해 원형 보존이 필요하다고 구분했다.
2022년 20대 대선을 전후해 여성가족부 폐지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중앙부처와 일부 지자체의 명절 성평등 캠페인은 과거보다 축소된 경향을 보인다. 명절 문화를 둘러싼 인식 개선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평등부 전신인 여성가족부는 2020년 설을 앞두고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설 명절, 함께 만들어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배우자의 부모를 장인어른·장모 대신 아버님·어머님으로, 배우자의 형제자매는 도련님·아가씨 대신 이름에 '씨'를 붙여 부르자는 내용이 주요 취지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2019년 발간한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은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 대신 '배우자', 친가·외가 대신 '아버지 본가·어머니 본가'로 표현을 바꾸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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