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 땅꺼짐, 터널공사·누수 영향 결론…"유가족 신속히 보상"
역삼각형 불안정 구조 흙 쏟아져…하수관 누수 영향도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 강동구 명일동 땅 꺼짐 사고는 땅속에 쐐기 모양으로 끼어 있던 불안정한 토체(많은 양의 흙)가 지하수 저하·하수관 누수·터널 굴착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한꺼번에 무너지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최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서울시에 통보했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해 보험·재난관리기금·국가배상 절차에 착수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사조위 조사결과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시에 공식 통보했다.
사조위의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반조사 과정에서 파악되지 않은 불연속면과 쐐기형 토체로 분석됐다. 쐐기모양은 윗부분이 넓고 아래가 점점 좁아지는 삼각형 형태를 의미한다. 간접적 원인으로는 지하수위 저하, 하수관 누수, 강관보강 그라우팅 공법의 구조적 한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고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터널 시공으로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지반의 유효응력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터널 상부에 이미 존재하던 불연속면이 점차 약화하며 시작했다. 이런 상태에서 지하철 터널 굴착을 진행해 특정 지점에 응력이 집중됐고 불연속면이 교차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변형이 확산했다. 그 결과 상부 지반이 먼저 붕괴했고 이어 터널 굴진면 뒤쪽 지반까지 연쇄적으로 파괴가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고 지점의 지반은 단단한 암반이 아닌 심하게 풍화된 흙으로 서로 다른 방향의 균열면이 교차하면서 삼각형 쐐기 모양의 토체가 형성돼 있었다. 이 쐐기형 토체는 평소에는 주변 지반에 기대어 버티고 있었지만, 균형이 깨질 경우 통째로 밀려날 수 있는 구조였다. 해당 구조는 지반조사 과정에서 사전에 파악되지 않았다.
여기에 인근 고속도로 터널 공사로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흙을 지탱하던 힘이 약해졌고 오래된 하수관로에서 새어 나온 물이 균열면과 토체 경계를 더 무르게 만들었다. 이런 상태에서 지하철 터널 굴착이 진행되며 땅속 응력이 풀리자, 쐐기형 토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꺼번에 미끄러지며 상부 지반이 붕괴했다는 분석이다.
사고 지점 인근에 있던 주유소는 지난 2024년 12월 지하철 터널 공사 착수 후부터 사고 발생일까지 약 3개월간 지표면 균열 등 관련 민원 4건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 4개소에 계측기를 추가 설치하고 같은 해 3월 14일 연도변 조사를 실시했지만, 3월 28일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보고서는 "서울도시철도 터널 공사 착수전부터 명일동 인근 고속도로 터널 공사시 부터 진동, 소음, 침하 등 다양한 형태의 민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며 "땅꺼짐발생 구간이 심층 풍화대 구간임을 고려할 때 현장 차원의 조사 및 대응에 그치지않고 보다 전문적이고 전반적 검토 및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최종 조사 결과가 확정됨에 따라 서울시는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조사 결과와 향후 보상 절차 등을 안내하고 보험·기금·법적 절차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활용해 보상이 지체되지 않도록 피해 구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사망자와 부상자 등 인적 피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가입한 영조물배상보험을 통해 추가 보상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험사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사망자 유가족에 대해서는 서울시 재난관리기금과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총 5500만 원을 이미 지급한 바 있다.
보험으로 보상이 충분하지 않거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심의회 절차를 통해 수개월 내 구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들이 관련 절차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 제공과 행정적 지원을 병행할 방침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오랫동안 조사 결과를 기다려주신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도적 범위 내에서 가능한 보상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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