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리틀 이재명'이라니 영광…시장이든 의원이든 '앙코르'"

"주위에서 정원오 '더 쓸 결심'…오세훈 감사했다"
"서울 대중교통 개선책 필요…20년간 따릉이뿐"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4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권혜정 기자 = "시민들이 저를 '리틀 이재명'이라 불러주시는데 굉장히 영광스럽습니다. 시장에 출마하라는 이야기가 많아 12월에는 결론을 내겠습니다."

뉴스1이 더불어민주당 차기 서울시장 유력 후보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취재차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건 지난 7월부터 총 세 차례다.

지난 반년간 두 달에 한 번씩 인터뷰나 구청 행사를 통해 마주한 그에게서는 점차 서울시장 도전을 염두에 둔 생각의 변화가 읽혔다.

지난 7월 "임기가 끝나면 쉬려고 했는데 요즘엔 그게 잘 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하던 정 구청장은 두 달 뒤 "제가 '구민' 대신 '시민'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때가 결단의 시점"이라고 귀띔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이달 14일 구청장실에서 만난 정 구청장은 대화 내내 구민·주민·시민 등을 언급하며 자신의 역할을 되짚었다. 그는 "주위에서 시장에 출마하라는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12월 내에는 결론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리틀 이재명' 영광…인지도 극복 방안 있어"

정 구청장은 "최근 시민들께서 리틀 이재명, 제2의 이재명이라 불러주시는 데 대해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혹시나 누가 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명심이 본인에게 있다고 보시느냐'는 물음에는 "그 질문에 대답하는 순간 소위 '명팔이'가 되니 제가 답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보시면 알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최근 지자체장들을 모아놓고 '주민들 가까이에서 일로써 검증받고 성장한 분들이 한 단계씩 올라가며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당신이 그렇게 성장하시며 좋았다는 말씀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11년간 성동구청을 책임진 그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정 구청장은 "요즘 행사에서 만난 구민들이 헤어질 결심을 하시는 줄 알았더니 '더 쓸 결심'도 하고 계시는 것이 느껴진다"며 "시장이든 국회의원이든 저를 계속 저를 사용할 방법을 찾으신 것 같다. '앙코르'라는 의미니 굉장히 기분이 좋은 말씀"이라고 했다.

중앙 정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정 구청장에게는 대중 인지도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향후 도전에 있어 이를 극복할 방안을 묻는 말에 그는 "성동구민이 서울시 인구의 3%를 차지하는데 (최근 조사에서) 제 지지율이 10%를 넘었다. 성동구 3~4개 규모의 주민이 지지해 주신 셈"이라며 "현재 인지도가 낮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4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오세훈 20년간 감사…서울 대중교통 개선 필요"

정 구청장은 임기 종료를 반년여 앞두고 그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관계를 평가하는 질문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협력해 왔다"며 "내년이면 오 시장이 처음 시장이 된 지 20년이 된다. 고생 많으셨고 감사한 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강버스와 종묘 일대 재개발 논란 등 최근 오세훈 시장 역점 사업에 관해서는 주저 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마을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거나 없는 노선이 많은데 이를 개선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지하철 혼잡도나 냉난방 문제 개선도 20년 동안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간 생긴 대중교통 보완책은 따릉이밖에 없지 않았나. 한강버스는 아직 교통수단은 아닌데 굳이 교통이라고 하시니 안타깝다"며 "관광용으로는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세운4구역 재개발에 따른 종묘 경관 훼손 논란에는 "오 시장과 문화재청이 서로 자기 재량권을 행사하니 정쟁으로 흘러가지 않느냐"며 "서울시가 유네스코 권고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끝나는 문제"라고 했다.

이어 "재량권을 절제하고 대화와 타협을 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행정이지 자기 재량권을 주장하면 가장 힘들어지는 것은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차기 성동구를 이끌 후임 구청장과 지난 11년을 동고동락한 구민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성동구민들은 분명 '잘할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성동 구민들에게는 당을 떠나 일을 잘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생겼다. 오세훈 시장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정원오 구청장을 선택해 주신 위대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