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대담, 이명박·오세훈 "서울은 콘텐츠 도시로 가야"

서울 도시 브랜딩 전략 논의 '한강버스·지천 르네상스' 언급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 모습.(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해 전·현직 서울시장이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미래에 대해 "도시 브랜드를 끌어올려야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서울을 콘텐츠 도시로 만드는 것이 서울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청계재단에서 진행한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 영상을 4일 공개했다. 대담은 조수빈 아나운서의 사회로 40여분간 진행됐다.

청계천 복원 완료 다음 해인 2006년 서울시장에 취임한 오 시장은 "전 세계 도시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을 때 꼭 방문하는 곳이 이 전 대통령이 시장 시절 만든 청계천과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토피스(TOPIS)"라며 "이러한 콘텐츠들이 세계인들이 서울을 평가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계천 복원은 도심 속 생태계를 살린 전 세계 도시 역사상 보기 힘든 사업이자 서울 도시 변화의 시작점"이라며 "전임자의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로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 후임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도 "활용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사람은 청계천, DDP, 한강 등 현재 서울 브랜드 자산과 한강 버스, 지천 르네상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도시브랜드의 철학을 묻는 말에 오 시장은 "브랜딩은 한마디로 전 세계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라며 "전 세계인들이 투자하고, 살고, 공부하고, 관광하기 위해 서울을 찾고 이에 따라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도시브랜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도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하버드대학교에 청계천 재개발과 복원 관련 강의가 개설되기도 했다"며 "도시브랜드가 높아지면 관광객이 모이고, 투자도 이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금전적으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통치하긴 좋을지 몰라도 진정한 국민에 대한 사랑,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또 한강버스, 지천르네상스 등 도시 이미지 제고와 시민 생활과 맞닿은 사업들을 언급하며 서울의 미래를 논의했다.

오 시장은 "청계천 없는 서울을 상상하기 어렵듯이 앞으로 2~3년만 지나면 한강버스 없는 한강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강버스 일시 운항 중단에 대해서도 "시행착오를 바로잡기 위해 시민들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도 "한강처럼 폭이 넓은 강에 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운항을 시작하면 꼭 한번 탑승할 것"이라며 "한강버스를 통해 한강도 잘 활용하고, 배 만드는 기술도 좋아지고 종합적으로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한강 외에도 서울 전역 334㎞ 지천 공간을 시민 여가 공간으로 만드는 '지천르네상스'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의 미래를 묻는 말에 오 시장은 "경쟁력 있는 창조산업 발전을 통해 '콘텐츠 도시', '문화예술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켜 서울을 아시아 문화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도시의 생존전략이자 서울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격동하는 시대에 큰 변화가 오더라도 인류에겐 늘 새로운 길이 있었다"며 "서울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 희망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전임시장이자 도시행정의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 일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서울의 미래에 대한 각오를 한 번 더 다지는 기회가 됐다"며 "청계천이 서울시민의 마음의 안식처이자 세계 도시의 모범사례가 되었듯이 앞으로도 서울을 사랑받는 행복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담 영상은 서울특별시장 공식 누리집과 라이브서울 소셜방송 라이브서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