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설명회를 제주서?…서울시의회 세미나 60% 제주도서 개최
행정사무감사 준비 등 목적인데…'예산 낭비' 지적
체육행사·관광 등 외유성 일정으로 채우는 경우도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최근 5년간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진행한 '세미나' 중 60%가 서울과 동떨어진 제주도에서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세미나의 주요 목적이 행정사무감사 준비, 예·결산 심사 준비 등 다른 지역에서 개최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아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1일 뉴스1이 서울시의회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2년 시의회 12개 상임위원회별 세미나 개최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개최된 38건의 세미나 중 23건이 제주도에서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열린 시의회 세미나를 연도별로 보면 2018년에는 12개 상임위 중 11개 각 1회씩 세미나를 개최했고 그중 10건이 제주도에서 열렸다.
이어 2019년에는 12건의 세미나 중 5건이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의 여파로 경기 포천시에서 1건의 세미나만 열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올해 들어서는 14건의 세미나가 개최됐고. 그중 8건이 제주도에서 열렸다.
서울시의회가 세미나 개최에 사용한 예산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18년 1억8478만원에서 2019년 1억7368만원, 2020년 358만원으로 줄어들다가 올해(10월까지) 2억3943만원으로 늘었다.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세미나의 경우 적게는 1400만원에서 많게는 26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 각 상임위가 제주도에서 진행한 세미나의 주요 일정은 의정활동 역량강화, 행정사무감사 준비, 예산안 심사 대비 등 굳이 제주지역을 방문해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실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지난 2018년 교통위원회의 경우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련 세미나'를 제주도에서 개최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18년과 2019년 2년에 걸쳐 서울시와 교육청의 예산편성안 설명회를 제주도에서 진행했다.
더욱이 공적인 세미나 외 관광지 방문, 체육 행사 등 외유성 일정이 끼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6월 10대 시의회 임기종료를 앞두고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와 기획경제위원회가 2박3일간 제주도에서 진행한 세미나 일정은 상당 부분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본행사인 '의정활동 평가 및 정책제언'을 위한 세미나는 전체 일정 중 1~2시간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또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역시 제주도를 방문한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세미나 일정에 송악산 트레킹, 비자림 생태체험 등 행사를 끼워 넣었다.
제주도로 가는 경우에만 외유성 일정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남해·통영·창원 일대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소통 및 단합을 위한 현장활동을 한다'며 남해 독일마을을 90분 동안 탐방했다. 정작 '의정활동 역량강화를 위한 세미나'는 40분 만에 끝냈다.
불필요한 예산 사용을 줄이고 외유성 출장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 10월 문화체육관광위는 의회 활동 종합평가를 위한 세미나를 인천 강화도에서 개최했다. 숙박은 없었고 일정은 하루 안에 끝났다. 사용된 예산은 157만원 정도로,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2박3일 세미나 대비 10분의 1 정도의 예산이 사용됐다.
시의회 상임위가 관행적으로 제주도 등지에서 의회 업무와 관련된 세미나를 열어온 것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한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저도 꼭 제주도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다만 세미나 일정은 각 상임위가 상황에 맞게 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서울시의회 상임위 관계자들은 제주도 지역에 서울시의회 활동에 참고할 만한 기관과 시설들이 있어 방문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의회의 세미나는 제주도 외에도 주로 서울과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남해안 지역에서 개최됐다. 2019년 기획경제위는 울릉도에서 '결산 쟁점 사항 분석 및 토론 세미나'를 개최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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