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보트타고 하늘날자"…썹 등 수상레포츠 '풍성'

서울 대표 여름축제 '한강몽땅' 가보니
캠핑장 등 잠 들지 않는 한강의 여름밤

2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마련된 수상레포츠 종합체험장. 2017.7.27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한강에 오리배랑 유람선만 있는 줄 알았어요. 이렇게 신나는 수상레포츠가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에 왔죠."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 위치한 수상레포츠 종합체험장을 찾았다. 수상레포츠 체험에 앞서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신수임씨(36)가 신이 난 듯 높은 톤의 목소리로 기대를 드러냈다.

서울시가 여름축제 '한강몽땅'을 기획하며 한강 곳곳에 흩어져 있던 수상레포츠 체험장을 한 곳으로 모았다. 이에 따라 축제기간인 8월20일까지 이곳에서 카약과 카누, 패들보드(SUP), 수상자전거, 모터보트, 오리보트,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쉬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를 포함해 한강공원 11곳에서 80개 프로그램이 한강몽땅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다시 발견하는 한강사용법'을 주제로 한다.

기자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플라이피쉬를 타고 있다. 2017.7.27 ⓒ News1 구윤성 기자

기자는 이날 하루 한강몽땅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우선 가장 난이도가 낮다는 플라이피쉬에 도전해봤다. 플라이피쉬는 가오리와 비슷하게 생긴 넓은 보트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수상레포츠다. 2만원이면 1회 탑승할 수 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보트에 등을 대고 누웠다. 양 옆에 있는 손잡이를 잡자 보트를 끄는 모터보트에 시동이 걸렸다.

긴장도 잠깐 '타탁' 거리는 모터보트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금새 누워있던 보트가 한강과 수직각을 이루며 섰다. 물살을 가로지르나보다 했는데 바람을 받아 보트가 날기 시작했다. 와아. 탁 트인 시야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냈다. 마치 날다람쥐가 된 기분이었다. 하늘을 날며 한강을 감상했다.

이후 바람에 따라 보트는 뜨기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이 순간의 짜릿함이 마치 놀이기구 타는 것과 같았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썹을 즐기고 있다. 2017.7.27 ⓒ News1 구윤성 기자

이어 도전한 수상레포츠는 썹. 일명 스탠드 업 패들보드(stand up paddle board), 큰 패들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으며 자연을 즐기는 서핑이라고 했다. 최근 tvN 윤식당에서 나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강몽땅에서는 오전·오후 2만원, 야간 3만원으로 2시간 가량 썹을 즐길 수 있다.

신동진 강사(34)가 안전수칙과 썹 즐기는 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물 위에 떠 있는 보드 위에 균형잡고 서 패드를 젓기 때문에 코어가 단련된다고 썹 특징을 설명했다.

교육이 끝난 후 보드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채 패드를 저으며 한강으로 나섰다. 처음부터 보드 위에 서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낮은 자세로 시작하는 이유다. 어느 정도 물 위의 보드에 익숙해지자 다리에 힘을 주어 오리걸음 자세로 바꿨다. 그리고 두 다리를 펴 보드 위에 똑바로 섰다. 이도 익숙해지자 패드를 저으며 한강 한 가운데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다.

물 위에서 도시 서울을 바라보는 경험은 색달랐다. 고요했고 평화로웠다. 야간 썹을 통해 석양이 지는 모습을 한강 위에서 보면 정말 예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27일 오후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썹을 즐기던 기자는 아차하는 순간 균형을 잃고 물에 빠졌다. ⓒ News1 구윤성 기자

그렇게 썹을 즐기다가 바람의 영향으로 물결이 쳤고 아차하는 순간 물에 빠졌다. 수영을 할 줄 몰라 순간 당황했으나 구명조끼 덕에 자연스럽게 물에 떠 있을 수 있었다. 또한 강사가 다시 패들보드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옆에서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한강이 더러워서 수상레포츠 즐기기가 어렵다는 얘기도 생각났는데 막상 물에 빠져보니 수질이 나쁘진 않았다. 수질 우려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신 강사는 "수 년간 한강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기고 있는데 그 동안 몸에 이상징후는 없었다"며 웃었다.

이처럼 한강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기는데 부족한 것은 없어보였다. 다만 옷이 젖을 수 있으니 여분의 옷은 마련할 것을 조언한다. 이 때 공공 간이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니 샤워도구 및 수건을 지참하는 것도 좋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캠핑장을 찾은 시민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다. 2017.7.27 ⓒ News1 구윤성 기자

뜨거운 낮 수상레포츠를 즐기자 피로가 몰려왔다. 인근에 위치한 한강여름캠핑장으로 이동했다. 한강몽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설치된 한강여름캠핑장은 1박에 평일(월~목)은 1만5000원, 주말은 2만5000원이다.

강바람을 맞으며 텐트 안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캠핑 준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테이블, 의자, 아이스박스, 매트, 랜턴, 담요, 베게 등 필요한 물품은 거진 다 빌릴 수 있었다. 먹을 것도 캠핑장 내 바베큐존, 편의점 등이 있어서 따로 사갈 필요가 없었다. 다만 배달업체 음식 등 외부 음식은 반입금지였다.

이날 남자친구와 함께 캠핑장을 찾은 변윤지씨(29) 역시 편리하다고 평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가벼운 차림으로 와서 이색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며 만족했다.

시간이 더 지나 밤이 되자,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젊은 예술가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강의 여름 밤은 쉽게 잠들지 않는다란 생각이 들었다. 피서를 떠나 온 것 같았다. 그렇다. 한강이 피서지다.

wit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