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고려대 개운산 기숙사 건립 놓고 ‘줄다리기’
기존 기숙사 수용률 서울권 평균보다 낮아…주민 반대 이유로 보류상태
- 장우성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서울 성북구와 고려대가 개운산 기숙사 신축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고려대는 학생들의 열악한 주거문제를 풀기위해 기숙사를 새로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성북구는 주민의 반대여론이 높다며 난색을 나타낸다. 고려대 출신인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모교와 갈등을 빚는 모양새도 띠고있다.
고려대는 2013년말 개운산 근린공원 내에 1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신축할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 8월 성북구에 공원계획변경 신청을 냈다. 그러나 성북구는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책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며 보류해놓은 상태다.
성북구에 따르면 공원계획을 변경하려면 주민들의 여론을 듣도록 돼있는데 1만여명의 주민들이 서명해 기숙사 신축 반대 입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성북구의회도 기숙사 건립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성북구의 한 관계자는 "개운산은 성북구의 '허파'같은 곳이고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지역"이라며 "기숙사 예정부지는 1991년 임야에 고대안암병원을 짓는 조건으로 녹지 대체부지로 지정한 곳인데 그 자리에 기숙사를 짓겠다고 하니 주민들이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와 학생들은 기숙사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고려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11.35%로 서울권 대학 기숙사 평균 수용률 14.17%보다도 떨어지지만 개운산 기숙사를 신축하면 수용률은 18%대로 높아진다.
고려대는 직영 기숙사 2곳, 민자 기숙사 2곳에 총 2000명 쯤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민자 기숙사의 경우 2인 1실 기준으로 월 43만원, 1인1실 기준으로는 52만원의 기숙사비를 내야 해 학생 부담이 적지않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원룸 등에 지나친 월세를 감수하거나 먼거리를 통학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고려대의 한 관계자는 "성북구에서 요구하는 대로 주민 설득작업을 할만큼 했다. 이제 대부분 주민은 공감을 해주시지만 월세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원룸업주 등 일부 강력히 반대하는 계층이 있다"며 "주민 여론이라는 게 가시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데 성북구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학교측이 주민들의 여가권 침해를 막기 위해 산책로·체육시설 정비 등 충분한 중재안을 제시했고, 개운산 인근에는 성북구의회 청사나 아파트들도 들어서있어 환경파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일단 대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고려대 총학은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구의원과 주민단체를 상대로 공청회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일단 거절당한 상태이며 이달말 개최를 목표로 재추진 중이다.
강민구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학생들의 주거문제와 주민들의 여가권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열자는 입장"이라며 "경희대도 기숙사 신축을 놓고 지역사회와 학교가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좁힌 바도 있다"고 말했다.
한 성북구의원은 "반대하는 주민, 자기 땅에 기숙사를 짓겠다는 고려대도 자기 근거가 있다"며 "협상을 통해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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