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행운동, 디자인 개선·네트워킹 통해 안전 지킨다

"깨진 유리창 방치에 범죄 확산될 수 있다"

범죄사건이 발생한 서울의 한 주택가. © 뉴스1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일 서울 관악구 행운동, 2호선 낙성대역 맞은편에 위치한 까치산 오르막길을 찾았다.

사람의 이동이 적은 이 길은 여성이 늦은 시간 혼자 걸으면 범죄 가능성으로 무서움을 느낄만한 공간이었다. 이뿐 아니다. 여성은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어두운 입구, 건물 간 좁은 사각지대 등 범죄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공간도 연이어 지나야만 했다.

이에 서울시가 나섰다. 방범모듈을 세웠다. 어두운 골목길을 밝힐 수 있는 LED방범등과 주위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반사경, 위급한 상황임을 알릴 수 있는 비상부저를 설치했다. 또 비상부저가 울리면 경광등이 자동으로 번쩍이도록 했다.

주차장 테두리에는 반사띠를 붙였다. 현관문엔 '미러시트'도 부착해 뒤에 누가 있는지를 바로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에 위치한 서울미술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어둡고 칙칙했던 펜스들에 노란색 페인트칠도 했다.

서울 관악구 행운동 범죄예방디자인(사진=서울시 제공). ©뉴스1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발표한 '깨진 유리창 법칙'이다. 사소한 무질서를 그대로 두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심지어 낙후된 골목에 고장났지만 겉모습이 괜찮은 차량을 놔두면 아무도 건드리지 않지만 차 유리창이 깨져 있으면 사람들이 부품을 마구 뜯어가고 훼손해 차가 심하게 파손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기에서 '범죄예방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CPTED)' 이론이 발전했다. 디자인을 통해 범죄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한다는 것이다.

행운동 안심다락방, 카페미루(사진=카페미루 제공). ©뉴스1

서울시는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한편 서로 모른 채 살아가던 싱글여성들이 어울리고 의지하는 네트워킹도 구축했다.

근방에 위치한 네일샵이나 헤어샵 등에 보드판 형식의 안심담벼락이 설치돼 있었으며 카페미루는 '행운동 안심다락방'으로 운영되며 50여명의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안전을 도모하고 있었다.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 안내를 위해 이날 동행한 강효진 서울시 디자인개발팀장은 "관악구 행운동에 싱글여성들이 많이 사는 만큼 이들이 자주 찾는 지역상권을 연결해 안전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팀장은 "혼자 사는 여성의 경우 공구가 필요해도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커뮤니티 활동은 안전을 지켜주는 한편 일상의 삶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성기 카페미루 대표는 "카페미루는 마을커뮤니티를 만드는 비영리단체"라며 "행정적 지원은 없지만 우리 취지에 어울리는 좋은 프로젝트라 생각해 '행운동 안심다락방'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wit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