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토프, 한달만에 '이달의 동물'에서 골칫덩이 맹수로
지난 6월 삼남매 출산…비좁은 여우우리에서 6개월
동물원 "스트레스 줄이겠다"
- 차윤주 기자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지난 24일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시베리아 호랑이 '로스토프'는 지난 10월 대공원이 선정한 '이달의 자랑스러운 동물'이었지만 한달만에 '사살' 논란이 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은 25일 서울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호랑이 처리 방안은 국내·외 사례를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지난해 8월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여성 사육사를 문 호랑이가 일정 기간이 지나 다시 전시된 사례를 제시했다.
서울동물원은 로스토프가 인명 사고를 일으켰지만 2011년 5월 한·러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현 대통령)가 선물한 호랑이라 외교적 상징성이 크고, 세계적으로 150여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종이라 사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토프는 암컷 펜자와 함께 반입됐고 지난 6월6일 한국으로 온지 2년만에 삼남매(수컷2, 암컷1)를 출산했다.
서울대공원은 착하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라는 의미로 첫째에게 선호, 둘째 수호, 막내는 미호(암컷)라는 이름을 붙이고 지난달 '이달의 자랑스러운 동물'로 선정했다.
대공원이 선정 당시 공개한 영상에는 로스토프와 펜자, 삼남매 가족의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로스토프와 펜자가 러시아에서 들어올 때의 영상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영상은 반입 당시 급격한 환경변화로 흥분해 우리에서 날뛰는 로스토프의 모습과 함께 "먼길을 여행하고 새로 바뀐 환경 때문에 매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로스토프와 펜자는 올해 4월 서울대공원 호랑이숲 공사를 시작하면서 임시로 여우 우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서울대공원은 지난해부터 개원 29년이 지나 낡은 호랑이사를 5000㎡(약 1512평) 부지의 호랑이숲으로 조성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28억원을 들여 야외방사장·연못 등 수경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호랑이들은 정작 비좁은 여우 우리에 반년 넘게 전시됐다. 원래 호랑이 우리는 40여평이지만 여우 우리는 20평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로스토프와 펜자, 6월 태어난 삼남매까지 다섯마리가 머무르기엔 너무 비좁다는 것을 서울대공원도 인정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이 이날 안전시설 강화 등 대책을 밝히면서 "동물 입·방사시 사육사와 친근함을 갖도록 하고,동물사 내실에 있는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뒷북'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chach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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