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바라본 내년 서울시장선거 판세는?
박원순 시정평가 '긍정'…안철수신당 후보 출마 변수도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가 16~17일 이틀간 서울 성인남녀 7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원순 시장 직무평가 조사에서 응답자의 48.2%는 '잘함', 34.4%는 '잘못함'으로 대답해 긍정적인 평가가 13.8%p 더 높았다. 무응답은 17.4%였다.
앞서 시사주간지 '시사I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5~28일 서울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 시장의 시정평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응답자의 54.5%가 '잘함'이라고 답변한 반면 '잘못함'은 28.2%에 그쳤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과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10%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의 행보 등을 감안했을 때 박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긍정평가는 안정된 시정운영이 주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시민들의 시각과는 달리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 판세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박 시장의 재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악재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박원순 '현역프리미엄-高지지율' 연임가능↑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를 전제하면서도 박 시장의 연임 성공을 높게 예측했다. 박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 원만한 시정운영 평가와 함께 2012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모두 서울지역에선 야권 지지율이 높았던 대목이 연임성공 가능성을 거든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박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 아직 마땅한 후보군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재선 가능성이 높다"며 "재임기간이 짧은 점도 한 번 더 기회를 줘야한다는 기류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지난 총선과 대선 결과는 여당의 승리이나 서울지역은 야당 지지가 높았던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박근혜-문재인의 서울지역 득표율이 전국과는 정 반대여서 박원순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지지세가 뚜렷하다는 점도 재선 성공에 무게를 더한다. 이택수 대표는 "박 시장은 최근 조사한 전국 시·도지사 시정 평가 점수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며 "여·야 가상대결에서도 박시장이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순 대항마가 없다는 점도 재선 가능성을 높인다. 여권에서는 홍정욱 전 의원과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야권에선 박영선 의원, 이인영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박 시장의 아성을 허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사회적 화두로 등장한 '갑의 횡포'나 '공존' '사회적기업' 등 이슈 선점도 박 시장의 몫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안철수 신당도 박원순 재선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현 시대적 화두는 여·야 차별성이 없는 복지나 경제민주화에서 공생·공존·사회적기업 등으로 이동 중"이라며 "공생·사회적기업 등은 이미 박원순 시장이 선점해 있어 유리한 위치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보궐선거 당시 후보직을 양보했던 안철수 의원 측이 박 시장의 시정평가가 좋은 상황에서 무모하게 후보를 내세워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며 "후보를 내더라도 단일화 수순을 밟아 박 시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윤창중 스캔들 등 인사문제로 점수를 잃은 박근혜 정부 심판론이 박원순 지지세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박원순 시장에게 민주당내 세력이 결집할 가능성도 연임성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내년 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인사문제나 정부조직개편 난항 외에도 또 어떤 '실정(失政)'이 터져나와 심각성이 대두되느냐에 따라 박원순 재선을 도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현 상황은 기존 인물이 민주당을 이끌어 가는 게 버거울 정도"라며 "안철수 세력과 경쟁하고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박 시장 쪽으로 당내 권력이 쏠리거나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했다.
◇박근혜 인기, 서남부지역 지지율 취약 '악재'
반면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4개월 만에 처음 치르는 선거인만큼 '박근혜 인기'가 지속될 경우와 민심 잃은 민주당의 개혁 움직임이 약하면 박 시장의 연임성공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안일원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50% 이상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 초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탄탄하다"며 "박 대통령의 정치 경륜과 위기관리 능력을 봤을 때 박 시장의 재선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자체도 주요 변수 중 하나"라며 "민주당의 총·대선 패배, 계파 갈등, 국민 눈높이 맞추기 실패 등은 여당 측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신당 창당에 따른 3자대결로 야권 표심이 분산될 경우 박 시장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울 서남부 지역의 박원순 지지율 회복도 관건이다. 최근 박 시장이 이 지역에 현장시장실을 집중 운영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택수 대표는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박원순-안철수 모두 대권주자 이미지가 강하다"며 "박원순의 민주당과 안철수의 신당이 경쟁적인 관계로 흘러 내년 선거에서 통합에 실패하고 분열된다면 박 시장의 재선 가능성은 어둡다"고 판단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초기 현장시장실 운영상황을 보면 서남부 지역에 집중이 됐다"며 "이는 곧 여론조사에서 보여주듯 이곳 지지율 취약을 의미하며 현재로선 재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해석했다.
2030세대가 주요 지지층인 박원순 시장이 상대적 지지세가 약한 장노년층으로 어떻게 외연을 확대해 나갈지도 큰 과제다. 또 수도권매립지 갈등, 마을공동체 사업 난항 등 주요 정책의 해결 미흡도 악재로 꼽을 수 있다.
이택수 대표는 "현실적으로 박 시장은 2030세대가 주요 지지층"이라며 "지지세가 약한 장노년층의 표심을 얻으려면 민주당, 안철수 신당, 진보정당을 모두 아우르는 장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통합된 아젠다를 들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계 한 원로 인사는 "최근 박원순 시정을 들여다보면 수도권매립지 갈등, 성과 없는 마을공동체 사업, 용산개발 부도에 따른 동부이촌동 문제 난항, 서울시 부채 증가 논란 등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며 "시정현안 해결 여부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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