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족 생각나지만"…한국서 추억 만드는 다문화 가족 추석연휴

충북 베트남·인도네시아 이주민들 "명절 음식 먹고, 관광지 나들이 계획"

베트남 전통놀이인 쭈온쭈온 방법을 보여주는 윤서진 씨. 2026.9.24/뉴스1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명절이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요.

추석을 하루 앞둔 24일. 명절을 보내기 위해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하지만 먼 곳에서 고향을 그리는 이들도 있다.

가족과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외국인들이다. 이들에게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그리움이 유난히 커지는 날이다.

베트남 국적의 윤서진 씨(30대)는 한국에 온 지 8년이 지났지만, 명절이 되면 여전히 고향에 있는 가족과 고향 음식이 떠오른다.

청주시 가족센터에서 만난 윤 씨는 "처음 한국에 와서는 음식도 잘 안 맞고 적응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고향 음식이 아주 그리웠다"고 전했다.

낯선 타지 생활이 처음부터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윤 씨는 한국에 오자마자 임신하면서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익숙한 고향 음식이 그리웠다고 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한국에서 명절을 보내면서 이제는 어느덧 한국에서 명절을 보낸 지 8년 차가 됐다.

지금은 한국어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한국 생활에 익숙해졌다.

윤 씨는 "지금은 한국어도 잘하고, 친구도 많이 만나며 적응을 잘했다"며 "이번 추석 명절에도 여기 있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낼 생각"이라며 미소 지었다.

현재 윤 씨는 자신이 겪었던 이주 경험을 바탕으로 청주시 가족센터에서 외국인과 다문화 가족들의 한국 생활을 돕고 있다.

낯선 타지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국어 공부부터 각종 행사 프로그램까지 외국인들이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명절을 앞둔 지난 18일 청주시 가족센터에서 열린 행사 프로그램에서도 윤 씨는 외국인 참가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청주시가족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뜨리 씨. 2026.9.24/뉴스1

결혼이주민 인도네시아 출신 뜨리 씨(30대)는 한국 생활 3년 차로 여전히 적응 중이다. 처음 맞았던 한국 명절의 기억은 아직도 또렷하다.

뜨리 씨는 "처음 한국에서 명절을 지냈을 때 음식이 많이 차려져 있어서 놀랐다"며 "온 가족이 모여 다양한 음식을 많이 준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절에 서운했던 것을 이야기하고 서로 용서를 구하는 가족 중심의 인도네시아의 명절 풍경이 한국과 닮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뜨리 씨 역시 명절이면 인도네시아에 있는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한국에서 고향까지 가려면 비행기를 여러 차례 타야 해 가족을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는 "고향까지 비행기를 3번이나 환승해야 한다"며 "가족이 그리운 건 타지에 있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나마 매일 할 수 있는 영상통화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덜어주고 마음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혀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된다.

뜨리 씨는 "매일 부모님,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해서 괜찮다"며 "서로의 건강이나 안부를 묻고 모두 다 잘 지내는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비록 올해 추석에도 고향에 있는 가족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과 충북 단양을 찾아 아쿠아리움 등 관광지를 둘러보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 계획이다.

yr05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