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유치장 찾아 46㎞ 달려 입감'…충북경찰 수사관 불편 호소

도내 12개 경찰서 가운데 고작 5곳만 유치장 운영
"인력 절감 vs 호송 부담"…운영 놓고 현장 온도차

자료사진.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충북의 경찰서 상당수가 유치장을 갖추고도 운영하지 않으면서 일선 수사관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치인이 적은 경찰서 유치장을 통합하는 '광역유치장' 제도 이후 불거진 불만인데, 피의자 조사와 유치장 입감 과정에서 이동을 반복해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돌발상황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고 토로한다.

16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도내 12개 경찰서 가운데 유치장을 운영하는 곳은 청주흥덕·청원경찰서와 충주·제천·영동경찰서 등 5곳이다.

나머지 7개 경찰서도 유치장을 갖추고 있지만, 운영하지 않고 인접 경찰서의 유치장을 이용한다.

경찰은 2006년부터 상대적으로 유치인 수가 적은 경찰서 유치장을 폐쇄하고 인원이 많고 지리적 중심에 있는 경찰서에서 광역유치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치장 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줄여 지구대·파출소 등 다른 치안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수사관들은 이런 방식이 현장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피의자 조사와 입감을 위해 관할 경찰서와 유치장이 있는 경찰서를 여러 차례 오가는 상황을 반복하는 탓이다.

청주상당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지구대에서 현행범을 체포하면 각 담당 부서에서 조사한 뒤 다른 경찰서 유치장으로 데려가야 한다"며 "영장실질심사 일정 등이 겹치면 수차례 오가야 해 번거로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야간 긴급체포와 피의자 호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이나 도주 가능성 등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경찰관은 "밤늦게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뒤 그때마다 광역유치장에 입감하고 다시 근무지로 돌아와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다"며 "피의자를 데리고 이동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수사관들의 부담은 더 크다. 일부 경찰서는 통합유치장까지 거리가 최소 28㎞에서 최대 46㎞에 달하며, 차량으로 30분 이상 걸리는 곳도 있다.

군 단위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수사관은 "통합유치장까지 20~30분가량 걸리는데 호송 과정에서 교통사고 발생이나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고, 해당 유치장을 이용하지 못하면 더 먼 지역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유치장 시설 공사가 있기라도 하면 불편은 더 커진다. 청주흥덕경찰서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기존 유치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청주청원경찰서 유치장을 이용하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와 청주흥덕경찰서 입감자를 모두 수용한 청주청원경찰서 유치장은 포화상태다. 피의자 호송 차량 주차 공간과 차량 동선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장의 불편함과 어려움 때문에 유치장을 이미 갖춘 경찰서라면 자체 운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찰관은 "수사관 입장에서는 관할 경찰서에서 유치장을 운영하면 편한 게 사실"이라며 "인력이 부족하다면 인력을 충원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력과 관리 부담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광역유치장 체계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유치장을 상시 운영하려면 유치인 관리와 식사 제공, 시설 보안, 안전관리 등을 위한 별도의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유치장을 운영하면 담당 부서와 유관 부서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며 "부족한 인력 문제뿐 아니라 유치인 관리와 시설 보안 등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충북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유치장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라며 "한정된 경찰 인력을 유치장 관리보다 지구대나 현장 치안 업무에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r05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