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장미산성' 백제가 쌓은 성곽이었다…1600년 전 모습 드러나

충주시·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5년 발굴조사 성과 공개
5세기 백제 토성에 집수시설 발견, 중원지역 경영 실체 확인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 현장.(충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고구려나 신라가 축성한 것으로 알려졌던 충북 충주 장미산성이 실제로는 백제가 처음 쌓고 운영한 산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5년간의 발굴조사에서 기존 석축 성벽보다 앞선 5세기 백제 토성에 이어 백제 한성기 최대 규모의 지하식 목조 집수시설까지 발견되면서 1600년 전 백제가 장미산성을 거점으로 중원지역을 경영했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충주시와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1일 2022년부터 진행한 장미산성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장미산성은 그동안 고구려 또는 신라가 축조한 산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굴조사 결과 지난 6월 기존 석축 성벽보다 먼저 만들어진 5세기 백제 토성이 확인되면서 장미산성을 최초로 축성한 세력이 백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백제가 산성을 실제 운영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대규모 목조 집수시설도 확인됐다.

집수시설은 약 7m 길이의 통나무를 다듬어 정방형으로 9단까지 쌓아 올린 지하식 구조로 현재까지 확인된 백제 한성기 목조 집수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다.

바닥에는 우물 정(井)자 형태의 지지목을 설치해 목재가 뒤틀리는 것을 막았으며 상단에는 돌을 둘러 목재 구조물을 보강했다.

연구소는 계곡물을 모아 성 내부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동시에 수량을 조절해 물이 성벽에 직접 가하는 압력을 줄이기 위한 시설로 보고 있다.

충주 장미산성에서 출토된 백제 목조 집수시설.(충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집수시설 내부에서는 삼국시대 유적에서 처음 확인된 완전한 형태의 쇠도끼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고구려와 신라 토기도 함께 발견돼 장미산성이 백제 이후에도 여러 세력에 의해 이용되며 삼국의 각축장이 됐던 사실을 보여준다.

장미산성 일대에서 백제 이전 시기의 생활 흔적도 확인됐다.

목책성 인근에서는 3~4세기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떡시루와 토기, 방추차 등이 다수 출토됐다.

철 생산 과정에서 사용한 송풍관과 쇳조각도 발견돼 당시 이 일대에서 제철 활동이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장미산성이 백제가 처음 축성한 뒤 고구려와 신라 등 여러 세력이 차례로 점유·활용했던 중원지역의 핵심 거점이었다는 사실이 한층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장미산성이 1600년 전 백제가 축성한 산성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유적과 유물을 통해 삼국이 각축했던 고대 충주의 모습을 한층 선명하게 되살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이날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연구소 전시실에서 장미산성 출토유물 특별공개전을 연다. 오는 10월 1일에는 이번 발굴 성과를 다루는 학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충주 장미산성 출토 유물.(충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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