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원짜리 애물단지' 단양 자전거 트랙…'난코스' 동호인도 외면

단양 읍내서 수십 ㎞ 외진 곳에 조성…3년째 개점휴업
단양군, 파크골프장 조상 계획…이마저도 쉽지 않아

낙타 등처럼 생긴 단양 영춘 '자전거 펌프 트랙'. /뉴스1 손도언 기자

(단양=뉴스1) 손도언 기자 = 국비와 도비 등 18억 원이 투입돼 조성된 충북 단양군 영춘면 하리의 '자전거 펌프 트랙'이 수년째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돼 있다.

조성 당시 낙타 등처럼 낙차 큰 '굴곡 코스'로 만들어져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어려워 자전거 동호인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는 신세다.

단양군은 펌프 트랙을 없애고 파크골프장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그야말로 애물단지 신세다.

30일 단양군과 충북 자전거 동호인 등에 따르면 2023년 사용 승인된 영춘면 생활체육 공원 내 펌프 트랙 시설은 개장 이후부터 논란을 불러왔다.

낙차가 큰 트랙 코스로 조성돼 자전거 운행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충북의 자전거 동호회 회원인 A 씨는 "트랙을 넘을 때 자전거 배 부분이 트랙 정상 부분에 닿아 운행 자체가 안된다"며 "겨우 트랙을 넘어도 바닥으로 고꾸라질 수 있어 위험한 코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전거 선수도 이 트랙을 넘지 못할 것"이라도 했다.

펌프 트랙은 먼저 흙으로 완벽하게 다진 뒤 완만한 경사의 코스를 만들고, 그 위에 아스콘 등을 덧씌우는 게 일반적이다. 이럴 경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코스가 완성된다는 게 동호인들의 설명이다.

단양 영춘 자전거(MTB) 시설 항공사진. (단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군은 특히 이 트랙과 부대 시설 조성에 수십 억원을 쏟아붓고도 대회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전거 동호인들의 접근성도 문제다. 이 트랙은 단양 읍내에서 수십 ㎞가량 떨어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곳은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생뚱맞게 남한강 주변에 설치된 트랙은 멀고도 먼 트랙'으로 인식되고 있다.

군은 현재 이 체육 시설 인근 군유지에서 9홀짜리 파크골프장을 조성한 뒤, 트랙 '터' 등에서 9홀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트랙을 부수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현재 쉽지 않다. 국비가 투입된 체육시설은 5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트랙 등 체육시설 활용도가 떨어져 다른 용도로 전환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의를 완료하는 대로 (트랙을)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k-55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