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나체 촬영한 20대 자백 영상 있는데도 무죄, 왜?
재판부 "검증 안된 사본 영상 증거 안돼…원본 동일성 증명해야"
-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편집이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 사본 영상은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대인 A 양은 2024년 6월 21일 남자친구였던 B 씨(20대)가 1년 전 청주의 한 호텔에서 자신을 불법 촬영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A 양은 증거자료로 범행 사실을 자백하는 B 씨의 모습인 담긴 영상을 제출했다. 자신의 나체 영상은 B 씨가 범행 직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수사를 거쳐 B 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등)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하지만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B 씨의 자백 영상은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영상이 복사되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개작 없이 원본과 동일한 사본임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나오면서다. 결국 B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한상원)는 "증거자료로 제출된 영상은 파손된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백업으로 복구된 사본"이라며 "피해자는 제출한 영상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과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지만, 처음부터 원본 영상을 편집한 사본을 제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본 제출이 불가능해 사본과 비교할 수 없다면 사본의 원본 동일성 증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검찰은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영상 복사 과정에서 편집이 있었는지를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체를 촬영한 영상을 피해자가 직접 봤더라도 영상 속 뒷모습이 피해자의 신체인지 단정할 수 없다"며 "피해자의 진술이 모순되거나 번복된 점을 고려하면 범죄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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