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에는 너무 위험"…38년 터전 떠나는 가스폭발 피해 주민
청주 봉명동 사고로 주거·생계 피해 눈덩이
치료비 지원 부족, 추가비용 법적 책임 따져야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금방이라도 무너진다는데 집을 떠나지 않고 어떻게 버틸 수 있겠습니까.
충북 청주의 한 음식점 LP가스 폭발 사고로 40년 가까이 정든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주민 A 씨의 하소연이다.
A 씨의 주택은 가스 폭발 지점에서 약 10m 거리에 있다. 1987년 입주해 38년 동안 가족과 함께 머문 삶의 터전이다.
하지만 최근 가스 폭발사고로 주거지나 안식처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곧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최근 진행한 안전진단에서도 붕괴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내부에 미세 균열이 발생했고 부분 붕괴나 전체 붕괴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A 씨는 "안전진단을 진행했는데 거의 완파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건물 피해가 커 정밀안전검사를 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안전진단을 했던 관계자가 '저라면 이 집에서는 살지 않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청주시가 마련한 임시 거처 지원책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지원하는 곳은 원룸 형태로 짐을 둘 공간도 부족하다"며 "LH 임시 거처도 6개월에서 최대 1년 정도인데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A 씨는 불안한 마음에 38년 넘게 거주한 집을 떠나 인근 지역으로 터전을 옮기기로 결심하고 지난 20일 이사 준비까지 마쳤다.
주민 피해는 주거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사고 이후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 치료비 지원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폭발 충격으로 유리 파편이 다리에 박혀 근육과 신경이 끊어져 봉합 수술을 받은 B 씨는 여전히 병원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병원비는 1000만 원을 넘어섰지만, 청주시는 최대 500만 원 수준의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비용은 법적 책임을 따져 해결해야 한 판이다.
B 씨는 "결국 개인이 보험사나 책임 소재와 싸워야 하는 구조라 막막하다"며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차량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주민도 보상 지연과 비용 부담을 호소했다. 렌터카 계약 두 달 만에 사고를 겪은 C 씨는 차는 쓰지도 못하고 매달 83만 원씩 비용을 내야 한다.
그는 "차 전체 표면과 유리가 알갱이처럼 까졌고, 폭발로 유리조각과 돌 같은 파편이 차량 외부에 다 퍼졌지만, 피해 보상 관련 안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차 보험을 우선 적용한 뒤 구상권 청구 방식의 안내를 받았지만, 보상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C 씨는 "새 차를 제대로 타지도 못하는데 렌트비는 그대로 나가고 있어 막막하다"며 "수리 비용이 많이 나와 차를 고치지도, 타고 다니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 청주 흥덕구 봉명동 한 상가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주민 17명이 다쳤다. 또 아파트와 주택 파손 등 576건(21일 오전 9시 기준)의 피해가 났다.
yr05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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