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에 범죄자 신세 20대 카페 알바생…과거 전력 작용했나

경찰 "소액이지만 범죄 혐의점 명확"…협박혐의 받은 업주는 불송치

청주청원경찰서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가 음료 3잔을 가져갔다가 범죄자 신세가 될 처지에 놓였다.

비교적 경미한 범죄에도 경찰이 입건까지 해 송치한 배경에는 다른 매장에서 비슷한 일을 반복적으로 저지른 전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20대·여)는 지난해 5월 5일부터 10월까지 청주시 청원구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근무하며 같은 브랜드 다른 매장에서도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A 씨는 파트타임 일을 그만둔 지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그 매장의 업주 B 씨로부터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고소장에는 A 씨가 10월 2일 오후 10시 34분쯤 퇴근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음료 3잔(1만 2800원 상당)을 가져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의 고소장은 A 씨가 같은 시기 일했던 다른 매장 업주를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한 이후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횡령 금액이 소액인 점을 고려해 A 씨를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하려 했다.

하지만 A 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B 씨가 엄벌을 탄원하는 등 위원회 회부 요건에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현재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A 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 자료를 보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액이 소액이라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하려 했으나 요건이 성립하지 않았다"며 "범죄 혐의점이 명확했고 업주의 처벌 의사도 강해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카페 근무를 할 때 음료 취식은 통상적으로 용인된다. 이 프랜차이즈는 4시간 이상 근무하면 음료 1잔을 제공하고 직원이 제품 구매를 하면 20%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음료 3잔으로 송치된 배경에는 A 씨가 일했던 다른 매장에서의 전력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A 씨는 지인들이 오면 무상으로 음료를 제공하거나 손님들이 쿠폰을 찍지 않으면 자신의 포인트로 적립했다는 것이 업주 측의 주장이다.

직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업주 C 씨가 지난해 10월 A 씨를 추궁했고, A 씨는 무상 음료 제공 내역과 함께 반성문까지 제출했다. A 씨가 제출한 내역에는 음료 65개를 포함해 112개 항목 35만 원 상당이 담겼다.

A 씨 측은 직원 음료 섭취가 관행적으로 허용됐고 일부 음료는 폐기 예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업주가 A 씨의 꿈이 공무원인 점을 약점 삼아 공포심을 조성해 반성문과 사직서를 쓰게 하고 매장 손실금, 정신적 피해금 등 명목으로 550만 원을 뜯어갔다고 주장한다.

반면 업주 측은 공갈도 아니고 강요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C 씨의 변호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협박으로 돈을 뜯는 게 공갈인데 C 씨가 협박을 한 점은 없다"며 "합의금 산정도 당사자들이 한 거고 피해액을 보상받은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공갈·협박 혐의로 C 씨를 고소했지만 경찰은 합의금을 준 점 등을 토대로 C 씨를 불송치했다.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