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따랐다던 청주 상당산성 옛길…알고 보니 '행정편의'
'경사면 위험 수목만 제거하라' 의견 받고도 멀쩡한 나무까지 벌목
환경단체 수목 제거 현장 조사 벌여 "기준 지켜졌는지 의문"
-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충북 청주시가 무분별한 벌목 논란이 일고 있는 상당산성 옛길 급경사지 수목 제거와 관련 전문가 의견을 따른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시 공원관리과는 2024년 12월 한국급경사지안전협회에 상당산성 옛길 인근 안전진단 용역을 맡겼다. 당시 공원관리과는 협회의 재해 위험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급경사지 14곳을 위험등급 C등급(위험)과 D등급(매우 위험)으로 판정했다.
이후 2025년 5월 19일 공원관리과는 안전관리자문단과의 현장점검 과정에서 비탈면에 있는 전도 위험성 나무 제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5000만 원을 들여 수목 149그루를 벴다.
하지만 옹벽 등 안전시설 설치가 필요한 급경사지뿐만 아니라 완경사지, 평탄지의 나무까지 제거하면서 과도한 벌목이라는 시민 민원이 제기됐다.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급경사지에 있는 모든 나무를 제거하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서 경사지의 수목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민원과 관련 보도가 나오자 공원관리과는 지난 9일 나무 제거가 전문가 의견을 따랐다는 보도 자료까지 내기도 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전문가들은 위험 요인이 있는 경사지 수목에 대한 제한적인 제거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점검에 참여했던 안전정책과 담당자는 "현장에 있던 안전관리자문단 1명과 민간 위원 1명은 비탈면의 뿌리가 노출되거나 쓰러진 나무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이 같은 전문가 의견에도 공원관리과는 수목 선별 없이 '행정편의주의' 식으로 업체에 용역을 떠넘겨 위험 요인도 없는 멀쩡한 나무까지 수십 그루를 그냥 잘라 낸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10일 문제점을 인식해 상당산성 옛길 수목 제거 구역의 현장 조사를 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급경사지에 나무를 베는 기준이 있겠지만 경사가 완만한 구간도 나무가 잘려 있었다"며 "기준이 잘 지켜졌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했다.
yang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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