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들여 복원한 '상당산성 옛길' 수목 제거…예산낭비 논란
올해 1억원 추가 투입…9개 지구 위험목 제거 사업
청주시 "복원 사업 이후 위험등급…예산낭비 아냐"
-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한 힐링길, 자연과 더불어 사는 회생길, 지역성 회복을 위한 흔적길
충북 청주시가 폐쇄된 산성 도로를 복원해 시민의 휴식 공간이자 산책이 가능한 숲길을 조성하겠다며 전면에 내세운 테마다.
'상당산성 옛길'로 명명된 이 사업에는 국비 6억 원과 지방비 10억 원을 비롯해 모두 16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60종의 화초류와 나무 7만 9000여 그루도 심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벌목이 한창이다. 급경사지 위험구간으로 지정되면서 '위험목 제거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행정' 탓에 이중삼중으로 혈세를 들이고 있는 셈이다. '예산 낭비'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 30일 청주 한 업체와 4435만 8870원에 입찰 계약을 맺고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상당산성 옛길 위험목 제거 사업'을 추진했다.
이 기간 급경사지 위험 구간으로 지정된 14개 지구 가운데 위험등급 D등급인 5개 지구에서 149그루의 수목을 벌목했다.
청주시는 올해 1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나머지 9개 지구에서 위험목 제거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 지구에는 상당산성 옛길도 포함됐다. 이곳은 2014년 청주시가 복원 사업을 진행한 곳이다. 당시 16억 원을 들여 화초류와 수목으로 주변을 꾸미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혈세를 들여 꾸민 곳을 다시 혈세를 들어 망치고 있는 셈이다. 복원 사업 전에 위험 요소를 파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시민은 "위험등급을 나중에 받았다고 해도 산책로를 처음 조성할 때 위험한 게 있는지 따져봤어야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6억 원을 들여 복원 사업을 해놓고 또 세금으로 나무를 제거하는 근시안적인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행정안전부 고시 '급경사지 재해위험도 평가 기준'을 보면 위험등급 D등급의 재해위험도를 '재해위험 높음'으로 명시하고 있다.
붕괴 위험이 높은 상당산성 옛길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예산 낭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곳이 상당산성 옛길 복원 사업 이후 급경사지 위험등급을 받았고 벌목한 나무도 복원 사업 당시 심었던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수목"이라며 "예산 낭비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yang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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