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했던 청주 상당산성 옛길…위험목 제거에 멀쩡한 나무 '싹둑'
시, 지난해 11월부터 참나무·벚나무 등 298그루 제거
"과도한 벌목" 시민 불만 이어져…관련 민원 다수 접수
-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나무 그늘이 좋아 자주 찾는 곳인데 벚나무를 비롯해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내 꽃도 그늘도 사라질 판이다."
충북 청주시가 '상당산성 옛길 위험목 제거 사업'을 추진하면서 멀쩡한 나무까지 마구잡이로 베어내 논란이다.
4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상당산성 옛길 위험목 제거 사업'을 추진하며 나무 298그루를 제거했다. 사업에는 4400만 원이 투입됐다.
급경사지 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청주시가 지정한 붕괴 위험 지구의 전도 우려 나무를 제거하기 위한 사업으로 상당산성 옛길 인근 13개 지구 1.1㎞ 구간에서 진행했다.
지난 3일 찾은 상당산성 옛길은 곳곳에 토사가 흘러내린 흔적이 있었고, 급경사지 곳곳에 있는 나무가 제거돼 있었다.
나무 전도 우려가 적은 경사가 완만한 곳의 나무도 베어져 볼품없이 밑동만 엉성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 곳의 벚나무와 참나무는 수령이 수십년 이상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청주시는 2010년 산성터널 개통으로 상당산성 옛길의 차량 통행이 줄자 2014년 16억 원을 들여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60종의 화초류와 수목 등 7만 9000여 본을 심어 숲길을 조성하면서 상당산성 옛길은 시민 발길이 이어지는 산책길로 변신했다.
하지만 위험목 제거 사업으로 울창했던 나무가 사라지면서 청주시 콜센터에는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산성 옛길을 찾는 시민들도 불만을 나타냈다.
채희봉 씨(58)는 "수십 년 이곳을 다니면서 나무가 쓰러진 모습을 못 봤다. 급경사일수록 나무가 있어야 흙이 흘러내리지 않는데, 쓸데없이 나무를 베어 오히려 더 위험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경조 씨(60·여)는 "한 달에 6~7번 정도 여기를 찾는데 쓰러질 것 같지도 않은 경사가 완만한 곳의 멀쩡한 나무까지 제거해 과도한 벌목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위험목 제거 사업으로 이곳에 있던 나무 298그루를 제거했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어떠한 수종을 얼마나 제거했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경사가 완만해 보여도 낙석 위험도 있고 사전에 나무를 제거해 등산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조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거한 나무의 대부분은 상수리나무나 기타 활엽수고 정확한 수종은 당장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yang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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