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억원 풀렸다"…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에 생기 도는 옥천

4만5411명에게 1인당 15만원씩…공설시장서 기념행사
주민·상인들 기대 가득…사용 권역 나뉘어 불편 호소도

27일 충북 옥천공설시장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첫 지급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재판매 및 DB금지)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동네 분위기인 것 같아요. 사람들 표정이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읍내 거리도 생기있게 많이 달라졌어요."

충북 옥천군의 농어촌 기본소득 지원금 지급 첫날인 27일 옥천 공설시장을 찾은 60대 주부 심희순 씨의 말이다.

군은 이날 농어촌 기본소득 1회차 지원금을 군민 4만 5411명에게 지급했다. 이 지역 1개 읍 8개 면에 68억 원가량이 풀린 셈이다.

군의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역화폐 '옥천사랑상품권'(향수OK카드)에 정책지원금 형태로 충전됐다. 개인 충전금보다 기본소득을 우선 사용하도록 했다.

군은 이날 옥천공설시장에서 기본소득 첫 지급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어 그의미와 취지를 소개했다. 행사엔 황규철 옥천군수와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황 군수는 시장을 돌며 기본소득을 직접 사용하기도 했다.

황 군수는 "기본소득이 지역 상권으로 흘러 들어가고 상권 활력이 다시 일자리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27일 황규철 옥천군수가 옥천공설시장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향수OK카드로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금지)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에 따른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도 크다.

최근 관광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옥천의 옛 시가지 '구읍'(舊邑)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류재선 씨(62)는 "기본소득 효과로 지금보다 매출이 늘지 않겠냐"며 "메뉴도 다양하게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65·옥천읍)는 "기본소득 기대감 덕인지 찾는 어르신들이 다소 늘었다"며 "지금보다 매출이 2배 정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에선 불만과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김모 씨(45)는 "1인당 15만 원이면, 4인 가구로 따지면 60만 원이에요. 돈 준다고 하니, 특히 나이 든 어르신들이 좋다고 하지요"라며 "받아서 좋지만 군 재정을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옥천군의 기본소득 사용 지역은 2개 권역(옥천읍 권역과 8개 면 권역)으로 나뉜다. 읍 지역 거주자는 읍·면 전역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지만, 면 지역 거주자는 읍을 제외한 8개 면에서만 소비해야 한다.

다만, 5개 업종(병원·약국·학원·안경점·영화관)의 경우 군 전역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다. 주유소·편의점과 면 지역 농협하나로마트에선 합산 5만 원 한도 안에서 사용해야 한다.

이처럼 읍·면 주민이 기본소득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등이 나뉘면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진다. 군내 상권·인프라이 읍에 몰려 있단 이유에서다. 옥천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 1069곳 있다. 이 가운데 797곳(74.6%)이 옥천읍에 있다. 8개 면에 있는 가맹점 수는 272곳(25.4%)이다.

주민이 많이 찾는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에 대한 합산 사용 한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민 오원석 씨(55·안내면)는 "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 대다수 기본소득 사용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며 "지역 상황에 맞게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 감소 지역 주민에게 매달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상 지역은 충북 옥천을 비롯해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장수, 전남 곡성·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10개 군이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