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현금 줘야 할 판"…기본소득, 옥천 면민들의 하소연

오는 27일 첫 지급…면 거주 학생 책·학용품조차 사지 못해
면 거주자 면지역에만 사용 제한…불편 해소 옥천읍 전입까지

옥천군 농어촌 농가소득 시범사업 신청 접수 창구(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자녀 둘이 농어촌 기본소득 지원금을 받지만, 서점 하나 없는 면 단위에선 마땅히 사용처가 없어서 걱정이다. 지원금으로 받은 만큼 아이들에게 현금으로 줘야 할 처지다."

농어촌 기본소득 15만 원 사용처를 두고 혼란스럽다는 임모 씨(55·동이면)의 볼멘소리다.

충북 옥천군이 이달 27일 기본소득 처음 지급을 앞두고 면 거주자들이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9일 옥천군에 따르면 이달 27일 모든 군민에게 한 달 15만 원씩 주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처음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 기간은 내년까지 2년간 지역상품권(선불카드)으로 준다.

옥천군은 지난 7일부터 지난달 31일 기준 9개 읍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체인구 4만 9601명(지난해 12월 31일 기준)의 93.88%에 해당하는 4만 6565명의 신청을 받았다.

문제는 사용처 제한에 있다. 옥천읍 거주자는 군내 전역에서 사용하면 된다.

반면 면지역 거주자는 병원·약국·안경점·학원·영화관 5개 업종에 한해서만 옥천읍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업종은 8곳의 면지역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면 거주지 주민들은 사용처를 두고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민 정모 씨(56·안남면)는 "면내에 서점과 문화 활동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데다 사용처까지 제한하니 두 자녀가 기본소득을 사용할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급받는 기본소득 만큼 두 자녀에게 현금으로 줘야 할지 아니면 생활비로 써야 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씁쓸해했다.

면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이 불편 해소를 위해 옥천읍으로 주소를 옮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주민 김모 씨(63·이원면)는 "기본소득 시범사업 기간인 2년 동안 적잖은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고등학생인 자녀를 옥천읍 내 지인 거주지로 전입시켰다"고 밝혔다.

옥천군 관계자는 "면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기본소득 사용처 확대를 수용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상권이 무너진 면 지역의 정주환경을 되살리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기본소득 사용처를 제한한다"며 "면 지역에 기본소득을 풀어 상권을 다시 일으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옥천군은 대신 면지역 거주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 면지역 농협 하나로마트를 기본소득 사용처에 포함하고 3.5톤 화물차를 개조한 이동식 장터인 '찾아가는 행복슈퍼'를 운행하는 등 면 지역민 눈높이에 맞춘 시책 발굴에 애쓰고 있다.

옥천군은 지난 2일 '인구 5만 달성 선포식'을 열었다. 이 지역 인구가 5만 명을 회복하기는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3일 농어촌 기본소득 지정된 후 전입인구가 급증한 덕분이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