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름값 못한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쉬움이 남는다
-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충북과 청주를 대표하는 국제행사로 20년 넘게 이어진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이름값을 못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999년 당시 나기정 청주시장 주도로 처음 시작해 올해까지 14회를 맞는 지역의 대표 행사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행사 덕에 청주시는 지난해 세계공예협회(WCC)로부터 세계공예도시 인증까지 받으며 공예도시로 거듭났다.
하지만 청주시를 공예도시로 빛나게 해준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성장을 멈춘 듯하다.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이다.
2017년 열린 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 당시만 해도 누적 관람객 수 35만 명 중 1만 7000여 명의 외국인이 행사장을 찾았다.
국제행사다 보니 외국인 관람객 집계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을 하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전 행사의 미비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내외국인 구분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내외국인 구분이 쉽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집계하지 않는다.
올해는 전시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아쉽다. '세상 짓기'를 주제로 공예가 지어낸 일상과 세상을 풀어낸 담론의 장을 마련했으나 일반인들의 이해나 접근이 쉽지 않았다는 평이다.
관심도 예년만 못해 시들했다. 심지어 입장권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해당 플랫폼에서 거래된 입장권은 대부분 문화동반권이다. 일반 입장권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기업·단체의 사전 예매 시에만 발권하는 표다.
기관별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지만, 1만 2000원짜리 입장권이 1매당 2000원에 거래되기도 하면서 국제행사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조직위는 역대 최다인 40여만 명의 관람객을 올해 비엔날레의 큰 성과라며 집중 홍보했다. 하지만 예년보다 늘어난 행사 기간을 따지면 당연한 결과다.
올해 비엔날레는 역대 최장인 60일간 진행했다. 45일간 열린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에 30만 8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은 것과 비교하면 큰 자랑거리도 아닌 셈이다.
청주시에 '공예도시'라는 근사한 이름을 안겨준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앞으로 더 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의 아쉬움을 되돌아봐야 할 듯하다.
yang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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