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악성 민원 대응 헛구호…경찰 신고 외 방법 없어

밤 10시까지 퇴거 불응 사례…2청사 보안 강화 목소리
시 '별도 보안업체가 청사 관리, 문제 없다' 입장 반복

청주 문화제조창./뉴스1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청주시청 제2임시청사는 민원인이 사무실에 들어와 밤새 업무를 방해해도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습니다."

충북 청주시의 악성 민원인 강력 대응이 헛구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민원인 대응 매뉴얼 상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 외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4시쯤 청주시청 제2임시청사(문화제조창) 한 부서에 민원인 A 씨가 방문했다.

서면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기 위해서다. 정보공개 청구 시 개인정보는 필수 기재 사항이기에 해당 부서 직원은 A 씨에게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정보는 밝힐 수 없고 정보공개를 해줄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고 버텼다.

매뉴얼 상 업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중 악성 민원인 발생 시 1차적으로 청원경찰, 최종적으로 경찰을 부르게 돼 있다.

하지만 제2임시청사의 청원경찰은 주간 근무만 하기 때문에 업무시간 이후는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당일 병가 중이던 청원경찰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명 모두 오후 6시 40분쯤 근무 시간을 마치고 퇴근했다.

해당 부서도 민원인이 방문 초기에는 이렇다 할 횡포를 부리지 않아 청원경찰에 별도의 연락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43분쯤 민원인이 여러 차례 퇴거 요청에도 나가지 않자 해당 부서 직원이 경찰에 처음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A 씨는 마지못해 퇴거하는 척하며 다시 청사에 들어와 해당 부서에서 여직원들을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신고부터 오후 9시 50분까지 5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결국 마지막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그를 현행범 체포하려 하자 그때서야 스스로 청사를 나갔다.

당시 사무실에는 직원 6명가량이 있었고, 야근으로 퇴근하지 못한 여성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직원은 "청사 보안이나 직원 보호가 허술한 현 체계에서는 아무나 사무실 출입이 자유로울 수 있다"라며 "특히 야근하는 여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청사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제2임시청사와 달리 시장실이 있는 제1임시청사는 청원경찰 10명이 숙직 근무를 서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제2청사를 뒷전으로 하니 여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시청 공무원이 아니냐'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하지만 청주시는 별도의 보안업체가 제2임시청사를 관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악성 민원인에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밖에 없다"면서도 "위탁 보안업체가 제2임시청사를 포함해 문화제조창 건물 보안과 시설관리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사 보안 문제는 "문화제조창 2층에 있는 사무실에 출입하려면 지문이 등록된 직원들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