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요금 9배 급등' 청주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공공성은 뒷전

사업 전 하루 8000원→7만원…이용객 부담 가중 '주객전도' 비판
청주시의원 "터미널 기능 축소…민간개발은 공공성 보장 어려워"

17일 청주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2025.9.17/뉴스1 임양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주차비 폭탄 맞을까 봐 터미털 주차장은 이용을 못 하겠습니다. 비도 오고 불편하지만 다른 곳에 주차하고 걸어왔습니다."

현대화 사업이 이뤄진 충북 청주고속버스터미널 주차 요금이 9배가량 뛰었다. 공공성보다는 개발 사업자의 이익이 앞선다는 지적이다.

18일 청주시에 따르면 현대화 사업 전 고속버스터미널 주차장의 하루 최대 요금은 8000원이었다. 청주시 공유재산에 포함된 고속버스터미널을 '청주시 주차장 조례'에 따라 운영해서다.

하지만 청주시가 공유재산인 터미널 건물과 토지를 민간에 매각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 이후 하루 최대 요금이 7만 원까지 급증했다.

버스 승차권을 구입하고 사전 등록을 하면 5시간(3만 원)을 할인해 주지만, 기존보다 9배 가까이 요금이 오르면서 이용객 불만이 거세다.

지난달 24일 청주시 홈페이지에는 '청주고속버스터미널의 과도한 주차 요금 징수를 막아주세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게시물에서 "어제(23일) 터미널에서 오전 9시 25분 차를 타고 서울에 갔다가 그날 오후 10시 청주로 내려왔다"며 "주차 요금이 7만 원이 나와서 항의하니 5시간을 할인해 5만 9000원을 결제했다"고 하소연했다.

문제가 지속되자 청주시는 터미널 운영업체와 협의해 10월 1일부터 하루 최대 주차 요금을 3만 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현대화 사업 전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비싸다.

17일 청주고속버스터미널 지하주차장 주차요금정산기에 하루 최대 요금 7만 원이 적혀있다.2025.9.17/뉴스1 임양규 기자

이용객 편의 증진과 공익성 확보를 위한 사업이었으나 오히려 이용객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객전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청주시가 매각 과정에서 공용 주차시설을 기부 방식으로 확보하지 않고 현금성 공공 기여금만 받아 생긴 일이다.

일부에서는 시외버스터미널 현대화 사업 역시 고속버스터미널 사례처럼 터미널이 주체가 아닌 개발 이익을 보전해 주는 상업·주거시설이 주체가 되면 공공성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청주시의원은 "말이 터미널 현대화 사업이지 오히려 터미널 기능이 축소되고, 100% 민간 개발로 맡기면 공공성 보장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 사업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시민 평가를 거쳐 시외버스터미널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차 요금 문제와 함께 이용객 항의와 불만이 이어지자 고속버스터미널 운영사는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운영사 한 관계자는 "요금과 관련해 초기 비용도 많이 들었고 복합시설로 개발하다 보니 불가피한 인상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주시와 협의 중"이라며 "준공 초기 단계라 여러 문제가 있어서 상황이 안정되면 이용객들에게 혜택이 있을 수 있게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