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 닮은 수형 기대"…보은군 후계목 양묘장 이전 추진

8억5400만원 투입해 장안면 오창리 일원 새 보금자리
"나무 식재 간격 넓혀"…현 부지 충북소방교육대 조성

보은군 장안면 오창리 양묘장 정이품송 후계목 /뉴스1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보은군이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후계목을 다른 곳으로 옮겨심는 방안을 추진한다.

15일 보은군에 따르면 군비 8억 5400만 원을 들여 장안면 오창리 일원으로 정이품송 후계목 양묘장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부지 매입(전체면적 7만 6244㎡)을 완료하고, 매장유산 시굴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이르면 11월까지 실시설계용역 발주와 사전 이행 절차를 거쳐 내년 4월까지 정이품송 후계목 이식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이곳에 현재 양묘장 2000그루와 오창·개안·중판·기대·교암리 양묘장 1만 7000그루 등을 옮겨 심어 종합 관리할 계획이다. 이 일대에 충북소방교육대 조성에 따른 후속 조치다.

보은군은 추정 수령만 600년이 넘어 수세가 약해진 속리산 정이품송의 씨를 받아 키운 후계목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2008년 문화재청 승인으로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 묘목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2010년부터 장안면 오창리와 개안리 2곳의 군유림 2.4㏊에서 정이품송 후계목 양묘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란 정이품송과 정부인 소나무 후계목 포함 2만 1000그루 중 1만 7000그루를 최근 3~4년에 걸쳐 오창·개안·중판·기대·교암리 등으로 옮겨 심었다.

현재 2000그루가량의 후계목을 옮겨 심지 못하고 기존 육묘장에 남아 있다.

양묘장에 남아 있는 후계목 중 큰 것은 10m 높이 가까이 자랐다. 비좁은 터에서 곁가지가 죽으며 본줄기만 성장하면서 정이품송을 닮은 수형을 찾아볼 수 없는 후계목도 많다.

뜻있는 나무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나무 간 경쟁을 줄이기 위해 양묘장에 남아 있는 자목 일부라도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충북소방교육대 조성 예정지와 맞물려 현재 양묘장 옆으로 옮겨 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후계목 성장을 돕기 위해 나무 간 간격을 넓혀 이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