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뜻이 너무 좋아" 시인이 충주지역사회연구소를 후원한 이유
'청주, 그대 덕분에' 시집 수익금 전액 기부
충주시 지원 전무…전 소장 "소중한 인연 감사"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시인이 최근에 발간한 시집 수익금 전액을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 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최상일 시인(57)이 시집 '청주, 그대 덕분에' 인세 모두를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최 시인은 "이번 책 수익금 전액을 충주지역 역사 문화를 살리려 애쓰는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 후원한다"며 "그 뜻이 너무 좋아 돕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시인은 2022년부터 시집이 나오면 지역 단체와 사람을 돕고 있다. 2022년에는 이주민노동인권센터에, 2023년에는 복간을 준비하던 녹색평론에, 2024년에는 제천 지역 농촌에 정착하려는 청년들 주택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탰다.
아예 인세 전부를 해당 기관이나 단체가 처음부터 받게 했다. 실제 충주지역사회연구소에도 전날까지 480만 원 정도 들어왔다.
최 시인과 전홍식 충주지역사회연구소장은 같은 대학교를 나오기는 했으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이다.
전 소장은 "소식을 듣고 최 시인과 통화하니 '좋은 데 쓰시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런 분이 있는 청주가 정말 부럽다"라고 말했다.
충주지역사회연구소는 일본 제국주의가 1908년 6월 충주에 있던 충북도청을 청주로 강제 이전한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충주를 중심으로 진행된 활발한 의병 활동이 도청 이전에 영향을 줬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충주 사직산에 일제를 상징하는 벚꽃을 심은 충주시를 비판하기도 했고, 충주사과와 충주담배가 일제강점기 잔재라며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섰다.
이번 후원이 더욱 주목받는 점은 그동안 충주지역사회연구소가 충주시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 충주지역사회연구소는 개인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 소장도 '역사도시 충주, 퍼즐을 맞추다.(유서 깊은 마을 성내동)'라는 책을 발간한 뒤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후속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독립운동이 벌어졌다는 걸 밝혀낸 전 소장은 충주시가 주관하는 광복절 행사에 한 차례도 초대받지 못했다.
전 소장은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나도 책을 쓴다면 인세를 좋은 곳에 기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충주지역사회연구소는 충주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사회, 인문, 지리 등을 조사·연구·평가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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