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포도 재배농가 울상…'귀족 과일' 샤인머스캣에 무슨 일?

작년보다 가격 15~20% 하락…생산량 증가·품질 저하 원인
농가 채산성 악화 지속…"근본적인 대책 마련 나서야할 때"

충북 영동군에서 포도 재배하는 한 농민이 샤인머스캣을 수확하고 있다. (영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1년 새 시세가 15~20% 가까이 떨어졌다. 몇 년째 시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샤인머스캣 포도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다."

충북 영동에서 샤인머스캣 품종 포도를 재배하는 김모 씨(70·상촌면)의 볼멘소리다.

한때 높은 당도에 비싼 가격으로 '귀족 과일'로 불리며 열풍을 일으켰던 샤인머스캣이 최근 들어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12일 이 지역 포도 재배농민들에 따르면 한창 출하 중인 샤인머스캣이 밭떼기 기준 지난해보다 15~20%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선 인력 부족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포도 재배 농민들 사이에 '밭떼기'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영동읍에서 2640㎡ 규모의 밭에서 포도 재배하는 정모 씨(62)는 얼마 전 한 상인에게 샤인머스캣 전량을 밭떼기로 넘겼다. 그는 송이당 3000원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송이당 3750원보다 750원(20%)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정 씨는 "다른 농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한 편"이라며 "현재 샤인머스캣 봉지당 평균 시세는 2500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샤인머스캣 재배 농민 손모 씨(70·황간면)는 "(샤인머스캣)가격은 떨어 졌는데 운송비·자재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 부담은 커져 농가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정 당국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업계와 재배 농민들은 이 같은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생산량 증가와 이상기온 등에 따른 품질 저하를 꼽고 있다.

영동군은 샤인머스캣을 2014년부터 전략 품종으로 육성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여름철 대표 과일이 됐다.

이 지역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는 2022년 981 농가 432㏊, 2023년 1340 농가 524㏊로 증가한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1031 농가 394㏊로 줄었다.

영동군 관계자는 "샤인머스캣 품질 저하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품질 고급화 전략을 통해 영동 포도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