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민 '기억의 장소'가 주차장?…"활용 방안 찾아야"

충주중앙어울림시장 철거 뒤 임시주차장 활용
시민 "생활·문화 중심지…제대로 활용해야"

철거 전 충주 중앙어울림시장(자료사진)/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상인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앙어울림시장을 주차장으로 만들어 논란이다.

24일 충주시에 따르면 중앙어울림시장은 지난달 철거를 마치고 오는 8월 중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중앙어울림시장 자리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견이 예전부터 나왔다.

충주시는 중앙어울림시장 용지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예산 1800만 원을 들여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용역사는 2024년 10월 17~18일 이틀간 시민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설문에 답한 63명(42%)이 주차장 활용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게 충주시 담당 부서의 설명이다.

그러나 충주와 역사를 함께한 생활·문화 중심지에 고작 주차장을 지으려고 중앙어울림시장을 철거했다는 비판이 강하다.

중앙어울림시장은 지난 60년간 충주의 대표적 상업 공간이었다. 단순한 상가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기억의 장소'라는 게 시민의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신문고에는 중앙어울림시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앙어울림시장을 철거했다면 애초 그 자리에 있던 충주 읍성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충주시는 지역사회의 강한 반대에도 23억 원을 들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을 복원해 공연 등에 활용하고 있다.

중앙어울림시장은 상인들이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에서 B등급이, 충주시가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이 나와 큰 논란이 됐다.

충주시가 일방적으로 철거를 결정하자 상인들은 강하게 반대했지만, 결국 중앙어울림시장은 철거됐다. 충주시가 연구용역을 추진하기 훨씬 전부터 주차장으로 사용한다는 말이 돌았다.

지역의 한 인사는 "15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로 충주와 역사를 함께한 중앙어울림시장은 주차장이 돼 버렸다"며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어울림시장에는 식당, 국기사, 교복점, 공방, 미용실, 꽃집 등 50여 개 점포가 있었다. 시장 철거로 이 중 10%가 문을 닫았다.

철거 후 충주 중앙어울림시장.(지역 SNS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뉴스1

blueseeking@news1.kr